오전 강의에서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극장 얘기가 나와서 잠시 로마의 콜로세움과 비교했는데, 마침 <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에서 같은 맥락의 비교를 읽는다...

아테네를 무력으로 누르고 지중해지역 문명세계의 지배자로 등극한 로마 제국의 수도 및 기타 로마의 주요 도시들에도 아테네 극장을 모방한 건물들이 들어섰다. 그러나 공연 내용은 너무나 달랐다. 로마인들은 무대에서 배우가 실제 피를 흘려야 열광했다. 어차피 죽을 죄수를 끌고 와 무대에서 죽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아테네는 연극무대에서도 그렇지만 무대 밖에서도 직접 사람의 피를 보는 것을 극히 꺼렸다. 반국가 사범으로 몰려 죽임을 당한 소크라테스에게 내린 판결도 자기 집에서 조용히 사약을 먹는 것이었다. 살인자를 처벌할 때도 광장에서 목을 쳐죽이지 않았다. 웅덩이에 던져 버리거나 나무판에 묶어놓고 서서히 죽게 했다. 살인에 쓰인 무기, 사람의 피를 흘린 도구도 용납하지 않았다. 피 묻은 칼은 아테네 밖으로 추방했다. 아테네는 비극을 사랑했으되 피를 꺼린 도시였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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