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그러니까 지난해에 주문했지만 해를 넘겨서 받게 되는(배송중이다) 책은 사이먼 재럿의 <백치라 불린 사람들>이다. ‘백치‘란 말은 자동적으로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를 떠올리게 하는데 책은 문학보다는 역사를 다룬다(문학작품도 자연스레 언급되겠지만). ‘지능과 관념 · 법 · 문화 · 인종 담론이 미친 지적 장애의 역사‘가 부제.
제목 때문에 같이 떠올리는 건 아비탈 로넬의 <어리석음>이다. 지적 장애의 역사에 철학적 성찰을 보탤 수 있겠다.
˝얼핏 보기엔 어리석음을 논한 서양의 다양한 저작을 새롭게 읽는 형식이지만 어떤 연대기적 순서를 따르거나 일정한 주제에 따라 묶여 있지는 않다. 여기에 핀천, 도스토옙스키, 워즈워스의 작품들에 대한 비판적 읽기가 더해지고, 칸트, 키르케고르, 워즈워스에 대한 명상은 위성이라는 명칭 아래 별도의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읽어서 핀천의 책은 무얼 다뤘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도 <느리게 배우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 미국문학강의를 진행하면 다시 읽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