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반 부닌의 작품을 강의에서 읽는데 번역본 상당수가 절판돼 아쉽다. 국내에는 부닌 전공자가 여러 명 있어서 일찌감치 주요작이 번역돼 나왔는데, 현재로선 무색하게 되었다. 당장 강의에서 다룰 수 있는 작품들이어서 더더욱(<20세기 러시아문학 강의>에도 포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 작품만 차례로 든다면 중편 <마을>(1910)과 <수호돌>(1912), 그리고 후기 단편집 <비밀의 나무>(1946, 원제는 ‘어두운 가로수길‘이다)다. 단편들은 더 번역돼 있다. 거기에 유일한 장편(‘산문 서사시‘로도 분류된다) <아르세니예프의 인생>이 부닌의 대표작이다.
러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1933년)의 체면치레는 되게끔 번역본들이 다시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