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문학에서 고정으로 다루는 작가는 <백년의 고독>(1967)의 가르시아 마르케스다. 콜롬비아 작가이지만 남미의 지역적 특성상 국가적 정체성보다는 지역적 정체성이 더 중요해서 ‘콜롬비아 작가‘보다는 ‘남미 작가‘ 내지 ‘라틴아메리카 작강‘로 부르게 된다(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연설문의 제목도 ‘라틴아메리카의 고독‘이었다).
찾아보니 콜롬비아는 인구가 우리와 비슷한 규모이고(남미에선 브라질 다음이라고)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5배나 되는 큰 나라다. 충분히 따로 주목받을 자격이 있다. 관심을 갖더라도 물론 통로는 문학이다. 다행히 마르케스 다음 세대의 콜롬비아 작가들이 소개되고 있다. 몇년 전 (2016년이군)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으로 처음 소개된 가브리엘 바스케스의 <폐허의 형상>이 이번에 번역돼 나왔다. 바스케스는 1973년생이고 1997년부터 작가로 활동했다. 이미 중견이다.
또 한명은 <청부 살인자의 성모>로 이번에 처음 소개된 페르난도 바예호다. 1942년생으로 마르케스 다음세대라고는 하겠지만 바스케스에 비하면 ‘늙은 피‘다. 이미 2001년에 로물로 가예고스상(남미 최고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니(마르케스는 1972년 수상자다) 당대 대표작가의 한명이라고 해야겠으나 그간에 소개되지 않았던 탓에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다. 마르케스와는 다른 시선과 목소리를 갖고 있다면 더 번역되어야 마땅하다. 제한된 번역자들에게 너무 과도한 주문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