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코프 단편집이 나온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서프라이즈하게도, '단편전집'이다. 나보코프 강의에서 대부분의 장편을 읽은 터라, 단편은 '후식' 같은 느낌인데, 70편 가까운 작품수에 1200쪽이 넘어가면 메인요리보다 더한 후식이라고 할까.
아직 실물은 보지 못해서 배열이 어떻게 돼 있는지 모르겠는데, 러시아어로 발표했다가 영어로 옮긴 작품들도 들어 있는 걸로 보아 충실한 작품집이다(원저는 '컬렉티드 스토리즈'). 대본이 되었을 걸로 보이는 펭귄판이 816쪽 분량(나보코프 관련서는 모두 구해놓았다).
문제가 있다면, 분량과 부피 때문에(그리고 가격 때문에) 강의에서 다루긴 어렵다는 것. 열혈독자들에게 좋은 책이 보통의 독자들에게도 통할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