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니체 전문가 월터 카우프만(1921-1980)의 <인문학의 미래>가 한 차례 더 번역되었다. 1977년작으로 당시 미국의 '인문학 위기'에 대한 응전의 의미를 갖는 책으로 나로선 한 차례 서평을 쓰기도 했다.
최초 번역본은 1998년에 나왔고, 기억에 번역 상태가 좋지 않았다. 두번째 번역본이 2011년에 나왔고 내가 서평대상으로 삼았던 책이다. 10년도 더 지나 이제 세번째 번역본이 나온 것. '인문학 위기'에 대한 진단과 처방으로선 꽤 오래 생명력을 유지하는 책인 셈이다.
카우프만의 다른 책으로는 <정신의 발견> 3부작이 번역되었으나 절판된 지 오래다. 그밖에 내가 읽은 건 <헤겔>인데 이 역시도 절판된 지 오래 되었다. 특이한 것은 대표작 <니체>(1950)가 아직 번역되지 않은 것. 니체 관련서가 많이 나왔지만 홀링데일과 함께 대표 번역자이면서(지금은 세대 교체가 된 것일까) 한때 영어권의 간판 연구자였던 카우프만의 책이 빠진 건 아쉽다. 1980년 비교적 이른 나이에 타계한 카우프만의 평전이 재작년에 나와서 구입해두었는데, 번역될 여지가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