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루 2007-03-09  

안녕하세요
서재에 모아두시는 자료를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방명록은 처음 쓰는 데 그 동안 몰래몰래 보고 갔던 페이퍼들을 생각해보면 인사가 너무 늦었네요; 로쟈님 페이퍼들 정말 저에게 유용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아, 그리고 문학을 전공하시는 것 같아서, 한 가지만 여쭈어보려고요. 제가 문학에 대해서 완전 문외한이라서; 얼마 전에 요코이야기인가 하던 작품이 한창 이야기 될 때도 있었는데요. 대체 문학은 현실/역사를 얼마나 반영해야하는 건가요? 또는 얼마나 현실에 책임이 있는 건가요? 저야 개인적으로는 요코 이야기가 소재로 다루는 사건(일본인에 대한 한국인의 복수?)이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인간의 정념이란게;), 그게 역사적 자료가 없다 하더라도 충분히 소설로 써질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게다가 그건 허구적 '소설'인데요. 작가가 역사를 쓴다고 하지 않고 소설을 쓴다고 한다면, 사료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럴 듯한 이야기로서 쓸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하구요. 주절주절한 질문이긴 한데요. 혹시 단초가 될만한 아이디어라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로쟈 2007-03-09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자세히 다룬 사안이 아니어서 정리된 의견을 갖고 있는 건 아닌데요. 일단 소설이건 실제 이야기이건 저는 상관없다고 봅니다(소설로서는 모자라고 수기로서는 다소 유치하다는 게 책을 안 읽은 상태에서 제가 받은 인상입니다). 그러니까 문제가 되는 건 작품 자체라기보다는 그것이 어떻게 읽히느냐는 사회적 컨텍스트인데, 가령 미국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권장도서로 적극 추천하는 건 잘못인 것이죠(이건 출판사측에서도 밝힌 의견입니다). 거기 학생들에겐 이 책을 가려 읽을 만한 배경지식이 없으니까 (저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역사적 실상을 편파적으로 이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로쟈 2007-03-09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당장 교포들의 문제화되니까 국내에서도 확산된 것이구요. 그러니까 제 생각으론 일차적인 책임은 저자에게도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교육당국이나 학교측에 있습니다. 세상엔 여러 종류의 책들이 있습니다(사기치는 책도 있고 음란한 책도 있고 그에 따른 금서들도 있습니다). 이미 나온 책이라면 독자들이 알아서 읽으며 되구요. 단 학생들에게 교육자료로서 권장할 경우엔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죠. 일부 학교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지만 한국인의 시각에서 일제강점기를 다룬 책들을 나란히 읽히거나 하는 게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겠죠. 작가가 무얼 쓰느냐, 와는 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