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의 서문에서 지젝이 팬데믹 속 삶의 노래로 제시하는 것은 독일 헤비메탈 밴드 람슈타인의 ‘달라이 라마‘다.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의 유한성과 필멸성을 깨닫고 얼마나 우리의 삶이 (우리 눈에 보이기로는) 여러 우연들의 알 수 없는 상호작용에 좌우되는지 알게 된 지금이야말로 ˝죽을 때까지 우리는 살아가야만 한다˝는 태도를 적절한 자세로 취해야 할 때이다.˝

"죽을 때까지 우리는 살아가야만 한다"는 람슈타인의 노래는이 교착 상태로부터 벗어날 출구를 그려준다. 삶으로부터 물러나는 방식이 아니라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는 방식으로 팬데믹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을 충분히 알면서도 매일같이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있는 많은 의료 노동자보다 지금 더 살아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그들 중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죽을 때까지 그들은 살아 있었다. 그들이 자신을 희생하는 이유는 단지 우리의 위선적인 칭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벌거벗은 삶에 내몰린 생존 기계는 더더욱 아니다. 그들이야말로 오늘날 가장 살아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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