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하면 프랑스를 떠올리지만 이탈리아 레지스탕스의 책이다. 더 정확하게는 '이탈리아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2차 세계대전 당시 주로 이탈리아 북부에서 파시스트와 독일군을 상대로 저항활동을 펼치다가 체포돼 사형을 당한 201인의 편지 모음집이다.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올드벤). 소개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게 만드는 책. 재작년 이탈리아문학 기행 때 읽은 서경식의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반비)에서도 이 책의 존재에 대해 읽은 기억이 있다(이탈리아 레지스탕스에 관한 책을 몇권 구입했었다). 이들 레지스탕스 활동의 본거지가 토리노였고 프리모 레비 역시도 참여했다가 체포돼 아우슈비츠에 수용됐었다. 

















원저를 낸 곳은 토리노의 출판사 '에이나우디'다(프리모 레비의 책들을 펴낸 곳이다). 1952년 초판이 나오고 2015년까지 개정판이 이어졌다. 아래가 이탈리아어판의 표지다. 



"모든 인류가 공유해야 할 기록 유산"(서경식)이 우리말로도 소개돼 반갑고 다행스럽다. 번역이 진행될 무렵 일찌감치 추천사를 제안받았던 책인데, 나는 이렇게 적었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라고만 했다면 느낌이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읽게 되는 편지들은 이탈리아 레지스탕스들이 남긴 마지막 편지다. 연합군의 이탈리아 상륙과 함께 무솔리니가 실각하지만 나치 독일이 북부 이탈리아를 장악하면서 파시스트 정권이 연장된다. 이에 맞서 토리노를 중심으로 레지스탕스 투쟁이 전개되었다. 수많은 시민들이 항전에 참여하였다가 나치와 파시스트들에게 체포돼 총살당했다.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이들을 우리가 ‘의인’이라고 부른다면, 이 책은 그 의인들의 마지막 편지다. 그렇지만 그들은 의인이기 이전에 아직 어린 청년이었고, 아들이었고, 연인이었고, 어머니였고, 아버지였다. 가족과 연인들에게 그들이 남긴 마지막 편지를 읽다가 여러 번 멈춰야 했다. 끝내 다 읽을 수 없는 편지가 있다면 내게는 이 편지들이 그렇다. 그들의 유언을 읽는 대신 가슴에 묻는다."


많은 독자들과 만났으면 좋겠다...
















P.S. 참고로 프랑스와 한국의 레지스탕스에 관한 책들도 나와 있다. 이번 '편지'가 계기가 돼 이탈리아 레지스탕스의 활동과 역사에 관한 책도 소개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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