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년에 한권꼴로 나오고 있는 '오파비니아' 시리즈의 20번째 책은(19번보다 먼저 나왔다) <포유류의 번식 - 암컷의 관점>(뿌리와이파리)이다. 이 시리즈의 책 대부분이 그렇듯이 높은 수준의 과학교양서로서(학술교양서로 분류해도 되겠다) 해당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식견을 제공한다. '오파비니아' 시리즈에 눈 뜨게 해준 책은 <미토콘드리아>이고, 내가 아직 독서 과제로 삼고 있는 책은 <뼈, 그리고 척추동물의 진화>다.
“지구상의 생물 가운데 다른 어떤 계급class(혹은 강綱)보다 더, 암컷 포유류는 그들의 번식에 대해 비범한 통제권을 소유하고 있다.”
서론의 첫장('암컷 관점')의 첫 문장이다. 영장류보다 시야를 더 확대하여 포유류의 한 종으로 인간을 바라볼 때 어떤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지 가늠하게 해준다. 자연스레 책의 마지막 4부는 인간에 할애돼 있다(마지막 15장의 제목이 '포유류로서의 여성'이다).
오파비니아 시리즈의 다른 책들 가운데서는 <공룡 이후>나 <걷는 고래>, <최초의 가축, 그러나 개는 늑대다> 등이 포유류 관련서로 같이 참고할 만하겠다. <공룡 이후>는 특히 '신생대 6500만 년, 포유로 진화의 역사'를 다룬다. 이런 종류의 책들이 나올 정도로 연구가 축적돼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러우면서 대견하다. 더 많은 독자가 생겼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