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이자 안무가, 그리고 춤 교육자인 저자의 자전 에세이다. 아이를 낳는 숙제를 어떻게 해치웠는지 궁금해할 독자를 고려해서인지 자신의 비결을 얼른 들려준다...

아티스트가 되기로 결정하고 선언하니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숙제처럼 느껴졌다. 난 하고 싶은 게 생각나면 바로 해야 했다. 앞뒤 재지 않았다. 망한다고 해도 그냥 해야 했다. 반면에 너무 느긋하고 게을러서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기도 한다. 미리 안 하고 끝까지 버티고 놀다가 한계 상황이 되면 움직인다. 한마디로 제멋대로인 성격이다. 그래서 ‘얼른 숙제를 해치우고, 하고 싶은 예술 신나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마치 초등학교 때 맘껏 놀기 위해서 숙제를 얼른 해버렸던 것처럼 말이다. 병원에 가서 임신을 가장 빨리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의사를 졸랐다. 그리고 바로 시험관시술로 아들딸 쌍둥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고 나는 본격적으로 안무를 하기 시작했다. 작품을 만들어 창작하는 즐거움에 빠지기 시작했다. 10개월후 프랑스 바놀레 안무 콩쿠르에 갑자기 지원서를 냈다. 프랑스 본선으로 가기 위한 예선에 뽑혀서 한국에서 공연을 했다. 주변 사람들이 놀랐다. 매일 못한다고 도망다니던 내가 자발적으로 이렇게 큰 무대에 나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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