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다카아키는 일본의 저명한 평론가이자 사상가로 알려져 있는데(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책이 소개돼 있지 않다. 대개 수필류의 책들.
그런 가운데 일본문학 강의에서 가끔 참고하는 책은 <일본근대명작 24>다. 제목대로 저자가 고른 근대명작 24편에 대한 짧은 해설을 담고 있다(작품당 5-6쪽). 일본의 평론가가 고른 목록과 평가의 근거를 참고할 수 있는 것. 선정 작가와 작품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간혹 의외의 선택도 눈에 띈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을 고른 건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택이고, 모리 오가이의 <다카세부네>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겐카쿠 산방>을 고른 건 의외이고 그렇다. 문제는 아쿠타가와의 <겐카쿠 산방>을 싣고 있는 번역본이 드물다는 것(모리 오가이의 작품은 여러 번역본에 수록돼 있다).
찾아보니 <겐카쿠 산방>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선집>과 <전집> 6권에만 들어 있다. 아쿠타카와 강의에서는 보통 <라쇼몬> 같은 대표작 선집을 읽는데, 그럴 경우 <겐카쿠 산방>은 놓치게 된다. 요시모토의 견해를 다 존중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명망 있는 평론가가 고른 작품이니 찾아보기는 해야 할 듯. 얼마 전부터 <선집>을 찾고 있는데, 눈에 띄지 않아서 대신 페이퍼로 적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