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제목은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서커스)이다. 저자는 조지 버나드 쇼. 어쩌다 보니 쇼의 작품은 아직 강의에서 다루지 못해(한두 번 계획했던 강의가 취소됐었다) 이 책의 존재도 모르고 있었다. 확인해보니 1928년에 나온 책이고, 10년 뒤에는 제목이 확장되어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소비에트주의 파시즘 안내서>(1937)로 출간되기도 했다. 소개는 이렇다.
"조지 버나드 쇼는 영문학사에서 셰익스피어를 제외하고는 능가할 사람이 없다고 평가받는 20세기 최고의 극작가다. 거의 60편에 달하는 희곡을 발표한 버나드 쇼는 1925년 문학에 대한 탁월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런 버나드 쇼 자신이 꼽은 최고의 책은 그의 걸작 희곡 중 한 편이 아닌 바로 이 책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이다.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는 자본주의 체제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를 설명한 가장 위대하고, 열정적이고 분노에 가득 찬 책이다."
쇼의 작품을 강의에서 다룬다면 당장은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온 <피그말리온>과 <인간과 초인>을 고를 수 있다. 입센의 후기작들과 함께 기회가 되면 같이 읽어보고 싶다.
'지적인 여성'이라고 해서 자연스레 떠올린 책은 보부아르 평전이다. 케이크 커트패트릭의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교양인)이 이번에 출간되었다. 20세기 대표 여성철학자로 한나 아렌트와 함께 가장 먼저 꼽게 되는데, 아직 마땅한 평전이 없었다. 자전소설들도 다 번역되지 않았고. 아렌트 평전으로는 알로이스 프린츠의 <한나 아렌트>(이화북스)가 다시 나왔었다. 아렌트에 대해서는 크리스테바가 쓴 철학적 평전도 있는데, 소개되면 좋겠다. 크리스테바 평전도 지난해에 나온 게 있다. 이 역시 소개되면 좋겠고.
얼마 전에 수전 손택과 리베카 솔닛에 대한 페이퍼를 적었는데, 손택과 솔닛도 '지적인 여성'의 대표격이라고 할까. 지난주에 솔닛이 "이 시대의 가장 뛰어난 에세이스트"로 격찬한 지아 톨렌티노의 <트릭 미러>(생각의힘)도 출간되었다. 1988년생 저자의 첫번째 책.
"톨렌티노는 몽테뉴를 잇는―인터넷 세대의―모럴리스트로, 삶과 세계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성찰한 문장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그는 익숙한 것에서 어두운 밑바닥을 비추고, 낯선 것에서 친숙함을 찾아내 우리에게 안긴다. ‘자아’를 중심으로 놓는 문화에서 나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일이란 얼마나 어려운지 이야기한다. 모두가 기다려온 에세이스트 지아 톨렌티노가 자기 자신과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갈등과 모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를 정직하게 바라본다."
찾아보니 솔닛의 회상록도 근간 예정이다. 짐작에 올해 바로 번역돼 나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