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만차의 기사에 대한 시를
썼던가 돈키호테 그
라만차의 기사가 사랑한 둘시네아
둘시네아에 대한 시를 적었던가

하기야 둘시네아에 대한 시는
돈키호테만이 쓸 수 있는 것
둘시네아 아가씨에 대한 시는
누구도 다른 누구도 써서는 안 되는
오직 돈키호테만이 쓸 수 있는 것
라만차의 돈키호테만이
그녀를 향해 맹렬히 돌진할 수 있는 것

마치 풍차를 향해 돌진하듯
온몸이 부서져랴 대면하는 것
기사도적 사랑이란 
그런 것
둘시네아 아가씨를 위해
숭배하는 아가씨를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심장도 꺼내서 바칠 수 있는
누가 감히 그런 사랑을 하겠는가
가슴에 털까지 난 농사꾼 처녀
둘시네아를 위하여
누가 그처럼 돌진할 수 있겠는가
누가 그만큼 헌신할 수 있겠는가
누가 그만큼 전력으로 
사랑을 바칠 수 있겠는가

손끝 하나 대지 못한
둘시네아 
얼굴도 보지 못한 
농사꾼 처녀를 향해
그녀를 위해서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둘시네아
그녀를 향해
마법에 걸린 둘시네아를 향해
모든 걸 바치고도 
부족하다고 탄식하는 돈키호테
라만차의 기사에 대한 시는
사랑의 찬가이자 
사랑의 탄식
누가 사랑을 말하는가
오직 돈키호테
라만차의 기사
그는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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