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경제학서라는 걸 고른다면, 스티븐 마글린의 <공동체 경제학>(경희대출판문화원)이다. 국내 처음 소개되는 저자라 생소한데 서른의 나이에 하버드대학의 최연소 종신교수로 임명되었다는 학자다. 1960년대부터 이미 주류경제학을 비판해왔고, '우울한 과학(The Dismal Science)'이 원제인 <공동체 경제학>(2008)을 통해서 그 대안을 모색한다.  
















"1960년대부터 주류 경제학을 비판하는 좌파, 마르크스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본인은 단지 마르크스를 싫어하지 않는유대인이자 세속적 인본주의자일 뿐이라고 밝혔다. 기존 경제학 입문서가 편협하고 제한된 내용만 담고 있다고 비판하고, 대안적 관점의 글과 강의를 경제학 입문자에게 제공해 왔다2008년 발간된 이 책에서 마글린은 경제학의 기본 가정이 보편적 가치가 아닌, 서구 문화와 역사의 산물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경제학 논리를 토대로 구축된 현대 자본주의 경제가 인간관계를 시장 거래로 대체함에 따라 공동체를 파괴하는 측면을 고발했다."














저자가 '우울한 과학'으로 지목한(찾아보니 '우울한 과학'을 제목으로 단 책은 여럿 더 있다) 소위 주류 경제학은 같은 하버대대학 경제학과의 맨큐 교수가 쓴 교과서 <맨큐의 경제학>을 겨냥한다. '맨큐의 경제학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공동체 경제학>이 모색하는 대안 경제학.



 














'우울한 경제학'을 제목이나 부제에 달고 있는 책으로는 대니 로드릭의 <그래도 경제학이다>(생각의힘)가 있다. 주류 경제학의 공과 과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 찰스 윌런의 <경제학으로의 초대>(스몰빅인사이튼)도 원래는 '벌거벗은 경제학'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던 책인데, '우울한 경제학 벗기기'가 부제였다. 
















스티븐 마글린과 뜻이 맞는 경제학자로는 하버드대학에 같이 재직했던 줄리엣 쇼어가 있다. 책들은 이미 절판되었는데, <제3의 경제학>(위즈덤하우스)에 대해서 마글린은 이렇게 평가했다. 


"이 책을 읽어라. 이 책은 여러분의 삶을 바꾸고 지구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줄리엣 쇼어는 특히 2008년의 대규모 경제 위기에 초점을 맞춰 경제 성장의 한계를 명확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물론 성장의 시녀가 된 경제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제3의 경제학>은 진단에서 멈추지 않는다. 개인과 가족, 기업, 사회가 기존 경제학의 실패에서 생존하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21세기에 진정한 번영과 풍요의 시대를 구축하기 위한 가장 믿을 만한 비전을 제시한다."
















줄리엣 쇼어 교수의 책들이 더 소개되지 않는 건 유감인데, 검색해보니 <과소비하는 미국인><진정한 부><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등 제목만으로는 저자의 문제의식과 지향을 가늠할 수 있다. 스티븐 마글린의 <공동체 경제학>의 화두와도 같다. 
















경희대출판문화원 책으로는 제이슨 바커의 <마르크스의 귀환>도 최근에 나온 책이다. <맑스 재장전>의 편자가 낯설지 않은 제목인데, 함정은 '소설'이라는 점. 어떤 계기(흑은 동기)가 있었던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위대한 사상가의 삶을 조망하는 흔한 엄숙주의를 완전히 걷어낸 마르크스 일대기이다. 저자인 제이슨 바커는 철학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저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자본주의에 대한 기념비적 통찰을 끌어낸 저작 <자본>을 완성해가는 한 인간의 집념과 그 여정을 허구를 곁들여 개성 강한 필치로 그려냈다. 슬라보예 지젝은 <마르크스의 귀환>을 ‘마르크스의 혁명 사상 핵심에 가닿은 걸출한 소설’로 평하기도 했다."
















한편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의 '대안공동체 인문학총서'도 나오기 시작했는데, 비슷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국내서로 <공동체 없는 공동체>(알렙)와 두 명의 철학자가 쓴 <식물의 사유>가 첫 두 권이다. <유토피아 문학 이야기>가 세번째 책으로 예고된 상태. 빈 지라는 지난 6월 타계한 김종철 선생의 마지막 저작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녹색평론사)으로 채워둔다. 새로운 공동체, 지구 생태공동체로 인류가 나아갈 수 있느냐가 기후변화시대, 팬데믹 시대에 우리에겐 던져진 과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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