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서프라이즈'의 하나는 영국의 저명한 역사가(러시아사 전공이다) 올랜도 파이지스의 <유러피언>(커넥팅)이다. 지난해 가을 영국문학기행 때 런던의 해처드 서점에서 갓 나온 신간으로 구입한 책인데, 이렇듯 빨리 소개될 줄은 몰랐다. 파이지스 교수의 전작들이 그렇게 많이 팔려나간 것 같지 않은데, 그럼에도 이런 중후한 책이 발빠르게 번역돼 반갑다. 
















"올랜도 파이지스는 이 책 <유럽인>을 통해 유럽 연합이란 하나 된 국가공동체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유럽 문화'와 '국제주의적 문화'의 형성 과정을 이반 투르게네프, 폴린 비아르도와 루이 비아르도 부부의 생애와 국제사 관점에서 바라본 유럽사로 살펴본다."


번역본의 부제는 '세 사람의 생애로 보는 유럽 문화의 탄생'인데, 원저의 부제를 반영하면 그 '유럽문화'는 '코즈모폴리턴 문화'다. 러사아 작가 투르게네프와 프랑스의 오페라 여가수 비아르도의 관계는 투르게네프의 전기에서도 읽을 수 있다(비아르도 평전도 영어로는 나와 있지만 너무 방대해 구입을 보류했다). 그들의 관계를 유럽 문화사라는 학장된 시야에서 보고자 하는 게 저자의 착안점. 그리하여 표지 이미지처럼 상당히 고급스럽고 우아한 문화사 한권이 추가되었다. 
















파이지스의 책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 건 러시아 근대문화사 전체를 다룬 <나타샤 댄스>였다. 이후에 각론에 해당하는 책들로 러시아혁명사나 소비에트 사회사 책들이 더 나왔다.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으로는 러시아혁명을 전체적으로 다룬 <인민의 비극>과 <크림 전쟁> 등이 있다(희소한 주제에서 <크림 전쟁>도 번역되면 좋겠다). 아무려나 신뢰할 만한 저자의 책이 신뢰할 수 있는 역자의 번역본으로 나와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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