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저자의 출신지를 관심의 계기로 삼는 건 드문 일이지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라면 그럴 만하다. 최근에 나온 두 책의 저자의 출신지가 바로 1990년대 내전으로 기억되는 보스니아다. 1964년생 알렉산다르 헤몬과 1978년생 사샤 스타니시치.

헤몬은 27세에 미국 시카고를 방문했다가 내전의 발발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 천신만고 끝에 미국에 안착하여 현재는 대학의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가와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의 삶이라는 책>(은행나무)는 그의 회고록. 조너선 사프란 포어와 록산 게이 등의 작가들이 강추하고 있다.

헤몬보다 한 세대 아래인 스타니시치는 14살 무렵에 내전과 만났고 부모와 함께 탈출해 독일로 이주한 경우다. 2006년에 첫장편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를 발표하면서 등단했고(놀랍게도 번역됐던 작품이다. 현재는 절판된 상태이지만) 지난해에 자전적 장편소설 <출신>(은행나무)를 출간했다. 독일 문단의 대표작가로 우뚝서고 있다고.

반년 정도의 터울이 있지만 두 작가의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걸로 보아 의도적인 계획의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나로선 보스니아 내전기의 삶에 대한 기록으로 관심을 갖게 된다. 구유고연방의 영화감독 에밀(에미르) 쿠스투리차의 영화들이 그간에 내가 접해본 전부였다. 책이 더 나와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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