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쓴 비유이긴 한데 보드카 안주로 맥주를 마시는 것처럼 빡빡한 이론서를 읽을 때는 조금 느슨한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는다. 일거리로 들고 온 지젝을 읽다가 이언 뷰캐넌의 <‘안티 오이디푸스‘ 읽기>(그리비)를 그런 용도로 읽는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어떻게 만나서 의기투합하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하는 대목을 긴장하며 읽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러다 문득 프랑수아 도스가 쓴 들뢰즈/가타리 평전이 아직도 안 나왔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분명 수년 전에 번역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아직 소식이 없는 것. 폴 리쾨르의 제자로 방한한 적도 있는 프랑수아 도스는 <구조주의의 역사>(전4권), <폴 리쾨르> 등의 저작을 갖고 있다. 라캉과 푸코, 데리다의 평전들이 다 나와있는 판이니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들뢰즈(와 가타리) 평전도 나와주면 좋겠다.

한편 다시 상기하게 된 것인데 이언 뷰캐넌의 책으로는 <교양인을 위한 인문학사전>(자음과모음)이 몇년 전에 나왔었다. 728쪽의 두툼한 분량. ‘인문학사전‘이라고 번역됐지만 원제는 ‘옥스퍼드 비평이론사전‘이다. 이 책도 어디에 두었는지 갑자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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