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난데없는 책이다. 도제희의 독서에세이, <난데 없는 도스토옙스키>(샘터사). 실직자가 써내려간 도스토옙스키 독서록이다.
˝‘난데없는 퇴사‘에서 시작된 ‘난데없는 도스토옙스키 탐독기‘를 담은 소설가 도제희의 에세이집. 물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존 수영을 배운다면, ‘퇴사‘라는 인생의 수렁에서 저자가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택한 생존법은 ‘고전 읽기‘이다.˝
저자가 등단한 소설가라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도스토옙스키적이 소설이 나오게 될지 궁금하다. 지난달에 추천사를 청탁받고서 나는 이렇게 적었다.
˝러시아문학 강의를 루틴으로 하는 처지라 도스토옙스키는 내게 일용할 양식이다. 그렇지만 직장인의 절박한 심정으로 읽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덕분에 러시아문학사의 도스토옙스키가 아닌 회사원의 일상 속 도스토옙스키와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도스토옙스키를 같이 읽는다는 이유 하나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괜스레 뿌듯하다.˝
‘특별한 경험‘은 일단 나의 경험이었다. 저자가 다짜고짜 읽어나간 작품이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어서다. 데뷔작 <가난한 사람들>은 일부러 기피했다고. ‘가난한 사람들‘의 일원으로서. 통상 도스토옙스키 강의에서라면 거꾸로다. <가난한 사람들>부터 시작한다.
도스토옙스키 열독자가 쓰게 될 소설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