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출간된 가장 두꺼운 책은 <윤이후의 지암일기>(너머북스)다. 무려 1272쪽. 책값도 5만원이 넘는다(당연해 보인다). '우리나라 옛글' 분야로 분류되는데, 조선후기 일상사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는 일기다.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고산 윤선도의 손자이자 공재 윤두서의 생부이며 '일민가逸民歌'라는 가사의 작가로 알려진 윤이후(尹爾厚, 1636∼1699)가 1692년 1월 1일부터 1699년 9월 9일까지 8여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쓴 일기 완역본이다. 함평현감을 마지막으로 해남으로 내려와 죽기 5일 전까지 그의 말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윤이후의 지암일기>의 진정한 가치는 조선후기 일상사의 보물창고라는 점에 있다. 현재 전하는 조선시대 일기가 적지 않지만 이 정도로 일상을 섬세하고 풍부하게 기술한 자료는 거의 없다."
















대표 역자가 하영휘 교수인데, 2008년 <양반의 사생활>(푸른역사) 그간에 낸 책들이 주로 양반들의 일기와 편지다. 그 가운데서는 17세기말에 쓰인 <지암일기>가 시기적으로는 가장 앞선 문건이다. 사실 17세기 조선에 대해서 한국사 연보 이외 지식을 갖기 어려운데, 일상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담긴 일기가 번역돼 나와 반갑다. 조선시대 일기 가운데 이만한 자료가 거의 없다고 하니까 더더욱. 
















또다른 일기로는 개화파이자 나중에 친일파로 악명이 높은 윤치호(1865-1945)의 일기도 생각난다. 그의 활동과는 별개로 방대한 분량의 일기는 시대의 실상을 알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선집을 갖고 있는데, 이런 일기들도 따로 모아놓아야겠다...


20. 0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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