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사람을 독서인, 평균보다 많이 읽는 사람을 독서가라고 부르는 것은 어색하지 않다. 그런데 ‘인간‘이 붙으면 의미가 묘해진다. 독서인의 다른 말이 될 수도 있지만 인간이란 말의 뉘앙스 때문에 뭔가 못할 짓을 하는 이를 가리키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가령 내게는 ‘독서중독자‘로 읽힌다(흔하게는 ‘책벌레‘가 있었고 조금 격상하여 ‘책중독자‘라고도 불렸다).

이봉호의 <독서인간의 서재>(울력)의 부제가 ‘상수동 독서중독자의 서재에서 발견한 책‘인 것은 그래서 어색하지 않다. <독서인간의 서재>는 그 독서중독자의 서평집이다. 내가 붙인 추천사를 옮긴다.

˝저자 이봉호는 ‘독서중독자’이다. 책을 손에서 놓을 줄 모르는 이가 독서중독자라면, 거기에 더하여 책에 관한 이야기를 멈출 수 없는 이도 독서중독자라 불러 마땅하다. <독서인간의 서재>는 독서 편력의 기록이면서 책에 관한 끝이 없는 이야기다. 문학과 예술, 철학과 사회비평 등 다양한 분야와 난이도의 책을 다루지만, 저자의 눈길은 시종일관 부드럽고 어조는 가지런하다. 언제 어떤 자리에서도 아주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진지하게 책 이야기를 들려줄 것만 같다. 까칠한 서평가의 딱딱한 서평집에 물린 독자들을 따듯하게 다독여 줄 책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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