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초반, 더 구체적으로 1810년대 가장 중요한 영국작가는 제인 오스틴과 월터 스콧, 그리고 메리 셸리다. 메리 셸리는 <프랑켄슈타인>(1818)이라는 예외적인 문제작 덕분에 문학사에 이름이 오르게 된다. 그래도 당대의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는 월터 스콧(1771-1832)이었겠다. 생전에 제인 오스틴은 자기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지도 못했으니 제인 오스틴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독자는 희소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월터 스콧은 다른 두 여성작가에 비하면 거의 잊혀진 수준이다. 역사소설의 원조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지만 사실 그대로 말해서 스콧은 더 이상 읽히지 않는 작가다(18세기 감상주의 소설의 대가 리처드슨이 읽히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더라도 문학사를 공부하는 독자라면 스콧의 소설을 그대로 지나치기는 어렵다. 다행히 두 권의 대표작은 번역됐었다. 과거형으로 적은 건 현재는 한권만 남아 있어서다.

<웨이벌리>(1814)
<아이반호>(1819)

두권 가운데 현재는 <아이반호>(현대지성사)만 번역본으로 접할 수 있다(절판된 판본으로는 두권 다 갖고 있었지만 강의를 위해서 새 판본을 다시 구입했다).

스콧의 역사소설은 영국 바깥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서(러시아문학도 예외가 아니다. 푸슈킨의 <대위의 딸>과 고골의 <타라스 불바> 같은 소설들) 역사소설의 붐을 가져오기도 했다. 스콧표 역사소설의 특징과 핵심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루카치의 <역사소설론>을 참고해야겠다). 당장의 관심사는 아니었지만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이룬 성취를 평가하려고 하니 스콧에 대해서 먼저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난 김에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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