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강의자료들을 만드느라 저녁시간을 보내고 강의준비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영화책들에 대해 적는다. 한해를 분야별로 결산하면 좋겠지만, 그럴 여유가 생길 것 같지 않아서, 가장 만만한 분야를 골랐다. 한편으론 어제 지방에 내려갔다가 서점에서 이동진의 영화책을 보고 뒤늦게 주문한 일도 계기라면 계기다. 올해의 영화책을 살펴보려는. 



그렇다고 한해를 다 훑는다는 건 아니다. 최근에 책이 나와서 기억하게 된 영화책들만 보려는 것. 먼저 떠오르는 건 네 권짜리로 완간된 로저 에버트의 <위대한 영화>(을유문화사)다. 학구적인 영화비평가들이 많지만, 로저 에버트의 강점은 그 대중성에 있다. 평론의 요건들을 충족시키면서 대중성을 잃지 않기. 소위 저널리즘적 영화비평의 모범 사례다. 
















<위대한 영화>는 출간사도 흥미롭다. 처음 단권으로 소개된 건 2003년의 일인데, 2006년에 두 권짜리로 갈무리되었고, 그 이후 저자가 2010년에 펴낸 3권, 그리고 2013년에 그가 타계한 이후 유작으로 나온 4권까지 완역한 네 권짜릭 버전이 번역돼 나온 것. 매번 구매했던 독자라면 이런 '중복'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지만 출간사만 보면 어쩔 수 없게도 느껴진다. 



여하튼 완간은 반갑다. 앞서 나온 회고록 <로저 에버트>(연암서가)와 같이 서가에 꽂아두면 되겠다. 영어판으론 선집이 더 있는데(가령 별점 4개짜리 리뷰만 모은 책도 눈에 띈다), <위대한 영화>와 중복되지 않을까 싶다. 다섯 권짜리가 나오는 '불상사'는 막아야하지 않을까.

















대중적 친화력에 있어서 로저 에버트에 견줄 만한 영화평론가로 나로선 이동진이 떠오른다(김영진, 허문영, 정성일 순으로 '이론적'이다). 올해 나온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위즈덤하우스)은 그의 20년간의 영화평론을 모은 책인데, 그간에 낸 책이 없었던가를 곧바로 묻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갖고 있는 건 그의 인터뷰집들이었던 것. 2011년에 나온 <밤은 책이다>(예담) 같은 책은 영화책이 아니라 '책책'이었고(아무래도 책보다는 영화에 대해서 그는 더 흥미롭게 쓴다). 
















이름 때문에도 이동진과 같이 연상되는 영화평론가 김영진의 책도 올봄에 나왔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돼 주문했다. <순응과 전복>(을유문화사). 공동인터뷰집 <리멤버>(혜화동)과 같이 나왔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나는 <리멤버>만 구입했었다. <순응과 전복> 출간은 모르고. 영화평론집으로 내가 기억하는 건 <평론가 매혈기>(마음산책)인데, 2007년에 나왔으니 12년만이다.


영화책으로 그밖에도 꼽을 만한 책들이 더 있지만(구입한 책들도 좀 된다), 영화평론집에 한정하여 여기까지만 적는다. 새해에는 영화평론쪽으로도 관심을 기울여봐야겠다...


1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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