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커트 보니것의 두 작품을 강의에서 읽었다. <고양이 요람>과 <제5도살장>(문학동네). 보니것 자신이 대표작으로 평가한 작품들로 각각 히로시마 원폭 사건과 드레스덴 폭격 사건을 소재로 한다. 다수의 작품이 번역돼 있지만(짐작엔 하루키의 추천사가 한몫 했겠다), 두 편만 읽는다면 이들 작품을 골라야 하리라.

하지만 더 읽는다면? 에세이와 유고집도 나와 있기에 선택지는 넓은 편인데, 요즘 강의에서 다루고 있기도 해서 나로선 1950-60년대 작품들을 고르고 싶다. 장편으로는 데뷔작 <자동 피아노>(1952)부터 일단락이라고 할 <제5도살장>(1969)까지 6편이다(두 권의 단편집이 있다). 흔히 초기 3부작으로 불리는 세 작품과 <고양이 요람> 이후 세 작품. 순서대로는 이렇다.

<자동 피아노>(1952)
<타이탄의 미녀>(1959)
<마더 나이트>(1961)

<고양이 요람>(1963)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1965)
<제5도살장>(1969)

확인해보니 절판돼서 그렇지 <자동 피아노>와 <타이탄의 미녀>까지 모두 번역됐었다. 당장 읽을 수 있는 건 <마더 나이트>와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이고, 단편집도 포함하면 <몽키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1968)까지 세 권이다. 절판된 첫 두 작품까지 읽을지 그냥 <마더 나이트>왼 <로즈워터 씨>로 만족할지 선택해야 한다. 당장은 토머스 핀천으로 넘어가야 하기에 욕심을 버리고 <마더 나이트>와 <로즈워터 씨>나 찾아봐야 할까 싶다. 70년대 이후 보니것은 미래의 과제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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