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강의할 책들을 서가에서 찾다가(못 찾으면 또 주문해야 한다) 싱클레어 루이스(1885-1951)의 <배빗>(열린책들)을 잠시 빼왔다. 최근 존 업다이크(1932-2009)의 <달려라, 토끼>(문학동네)를 강의하며 떠올렸던 책이기도 한데, 1920년대 미국문학 강의에서 빼놓았던 작품.

싱클레어 루이스는 1930년(45세)에 미국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지만 20년대 작가로는 피츠체럴드에 가려진 느낌이다(‘싱클레어 루이스‘인지 ‘루이스 싱클레어‘인지 이제껏 내가 헷갈려 한 것은 그런 탓이라고 우긴다). 그에게 노벨상까지 안겨준 20년대 대표작들을 읽어보고 싶지만 현재 번역본은 <배빗>만 나와 있다.

<메인 스트리트>(1920)
<배빗>(1922)
<애로스미스>(1925)
<엘머 갠트리>(1927)

이 네 편이 루이스의 대표작. 국내에는 30년대작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야>(1935)가 더 나와있지만 중요성은 떨어지는 작품이라고. 강의에서 다룬다면 일단 <메인 스트리트>와 <배빗>을 고르고 싶은데 <메인 스트리트>가 아직 번역되지 않은 게 유감이다. 드라이저와 루이스, 피츠제럴드의 20년대 사회소설을 비교해보면 좋겠다 싶은데 언제 실현될는지.

배빗을 떠올리게 해준 업다이크의 ‘래빗 시리즈‘는 4부작이다. 업다이크의 다른 소설들도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이 네 작품이 소개되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현재는 첫 작품 <달려라, 토끼>만 읽어볼 수 있다(그나마 다행이게도 이 4부작이 나올 거라고 한다).

<달려라, 토끼>(1960)
<돌아온 토끼>(1971)
<토끼는 부자다>(1981)
<토끼 잠들다>(1990)

30년간에 걸쳐서 발표된 래빗 시리즈는 주인공 래빗 앵스트롬으로 대표되는 ‘미국 소도시 신교도 중간계급‘의 초상화다. 문학의 소용은 이런 데 있다는 걸 잘 입증해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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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be00 2019-11-10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미스터 렌 이란 책도 나왔던데 중요저작은 안 나오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책부터 나오다니 묘하네요..

로쟈 2019-11-10 20:08   좋아요 0 | URL
네, 잘 이해는 안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