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기억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노르웨이 작가. <나의 투쟁>(전6권)이라는 대작(원저는 3,600쪽이 넘는다)의 저자. 검색해보면 <나의 투쟁> 이후 <사계>도 시리즈로 발표한 것 같지만 나의 관심은 일단 <나의 투쟁>에 한정된다. 최근 <유년의 섬>이 나왔기 때문인데 권수로 4권째이지만 원서로는 3권에 해당한다(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원저와 번역본의 권수가 딱 맞지 않는다).

처음 번역본이 나왔을 때 전체 규모에 혀를 내두르면서 일단 영어판부터 구했는데 최근에 마지막 6권을 구해보니 1,168쪽에 이른다(영어판이 두군데서 나오면서 표지와 책크기가 달라 맞추느라 애먹었다. 한국어판도 4권에 이르러 표지가 달라졌다). 아마 번역본으로는 세권 정도로 분할돼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런 식이므로 전체는 최소 10권 이상이 될 터이고 4권이 나온 현재 아직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무튼 분량 때문에라도 독서가 그 자체로 투쟁에 해당하는 이 대작을 언제 읽게 될까. 내가 생각해둔 대답은 노르웨이문학기행을 가기 전까지라는 것. 크나우스고르를 결국 기억하게 된 건 <유년의 섬> 외에도 그의 뭉크론 덕분이다. 영어판이 나와서 지난달에 구입. 제목은 대략 ‘그토록 작은 공간에 그토록 많은 갈망을‘ 정도 같다. 뭉크 관련서를 몇 권 구입해서 이 역시 독서를 기다리고 있다. <나의 투쟁>도 순서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면 <유년의 섬>부터 읽어볼 참이다. 앞에 나온 세권을 책장에서 못 찾고 있는 게 실제 이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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