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을 떠나서 셰익스피어의 고향 스트랫퍼드로 이동중이다. 2시간반이 소요될 예정. 중간에 휴게소에서 한 차례 쉬어갈 예정이다. 점심과 오후를 셰익스피어 투어로 진행한 다음에 옥스퍼드로 이동하는 게 오늘 일정이다. 스트랫퍼드에는 비가 예보되어 있지만 가는 길의 날씨는 화창하다. 흰구름만 많이 낀 날씨.

스트랫퍼드는 셰익스피어의 명성 덕분에 관광지가 되었지만 사실 셰익스피어의 전기가 그의 작품을 읽는 데 얼마만큼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작가의 전기와 작품의 관계에 관한 원론적인 문제를 제쳐놓더라도 셰익스피어는 난점을 갖고 있는데 일단 불확실한 부분이 너무 많다. 성장기와 청년기의 경험을 거의 알 수 없기에. 그런 난점 때문에 전기 작가들은 갖가지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고 한쪽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저작권을 둘러싼 논란을 벌인다. 작가의 전기가 상상력으로 필요로 한다면 그런 전기를 참고하여 작품을 이해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셰익스피어와 관련한 책을 몆권 챙기면서 평전류는 모두 빼놓은 이유다(실제적인 이유는 책들이 무겁다는 점도 있지만 독읾문학기행 때는 훨씬 무거운 괴테 평전도 챙겨갔었다). 그렇게 놓고온 책이 스티븐 그린블랫의 <세계를 향한 의지>(민음사)와 파크 호넌의 <셰익스피어 평전>(삼인), 그리고 제임스 샤피로의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모험>(글항아리) 등이다. 작가의 전기가 어느 정도까지 참고사항인가라는 문제를 다룰 때도 셰익스피어는 준거적이다. 휴게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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