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사회를 사고할 때 확인해 두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 근대적, 도시적 사고방식으로서 개인주의 역시 마찬가지다...

참으로 흥미로운 사실은, 가장 원시적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부족들로 다가갈수록 이 개인의 경제적 불안정성이 몇 배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누이트, 부시맨, 인도네시아나 나이지리아의 농부는가 사용하는 연장만 지니고 있다면 홀로 남겨져도 상당한 시간 동안 생존할 수가 있다. 그들은 경작지나 사냥감과 멀지 않은 거리에 살고 있기에 스스로의 삶을 최소한 일정 기간 동안이나마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몇 백 명밖에 안 되는 작은 공동체들은 심지어 무한히 오랫동안 살아갈 수가 있다.

우리들 압도적인 다수는 한번도 곡식을 재배해본 적도, 사냥을 해본 적도, 가축을 키워본 적도, 밀가루를 빻아본 적도 없으며, 아마도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본 적조차 없을 것이다. 스스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든가 자기 집을 짓는다든가 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절망적일 만큼 훈련과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자기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계가 조금만 고장이 나도 우리들 공동체 내에서 자동차 수리나 수도관 수리를 직업으로 삼는 이들을 불러야 하는 판이다. 실로 이해하기 힘든 역설이지만, 아마도 어떤 나라가 부유해질수록 그 평균적 거주자들이 남의 도움 없이 홀로 생존하는 능력은 확실하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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