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적고 보니 ‘페이퍼‘보다는 ‘마이리스트‘에 적합해 보인다. 평전 시리즈인데 이번에 데리다 평전이 나왔다. 브누아 페터스의 <데리다, 해체의 철학자>(그린비). 헤아려보니 이번 가을에 15주기가 된다. 번역본으로는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아마도 프랑스에서도 이 이상의 평전은 없지 않을까 싶다. 책의 의의는 이렇게 소개된다.
˝인종, 출신, 기질 등과 같은 이유로, 또 지나치게 총명하다는 이유로 프랑스 대학가는 물론, 지성계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데리다의 삶의 모든 편린들이 저자 브누아 페터스의 기념비적인 노력으로 이 책에서 오롯이 재현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데리다의 사상에 중점을 둔 ‘지적 평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문자 그대로의 ‘평전’, 즉 그의 ‘삶의 기록’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프랑스 지성계의 높은 장벽을 무너뜨리려는 데리다의 비장하고도 처절한 투쟁의 숨결과 흔적을 느끼고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자연스레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에도 눈길이 가게 하는데 디디에 에리봉의 <미셸 푸코>가 첫 권이었다. <데리다>를 포함하여 현재까지 일곱 권이 나왔는데 그 가운데 역시 압권은 <마르셀 모스>와 <데리다>이지 않을까 싶다. <모스>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데리다>는 바로 손에 들고 싶다. 강의가 가능한 데리다의 책(혹은 비평)이 어떤 게 있을지도 생각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