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거품을 말하려 한다
거품 정신이 아니다 함부로
거울을 들이밀면 안 된다
왼쪽과 오른쪽이 바뀌면 안 된다
정신은 고귀하기에

고귀한 정신의 거품을 말하려 한다
정신은 고귀할 수밖에 없으며
고귀한 것은 거품일 수밖에 없기에
푸른 지구가 그러하고
지구를 푸르게 만든 것들이 그러한 것처럼

그 고귀함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렇다, 그 정신의 거품
아득하고도 아련한 정신의 거품
합법칙적 정신의 당당함
납득할 만한 세상의 아름다움
그런 건 
거품에 불과하다

세상을 향해 한껏 배를 내미는 거품
부풀어 오르는 거품
거품 속 거품들까지도 고양시키는
거품의 기예
거품의 마법
거품의 섭리
거품의 기적
그리고

이윽고 터지는 거품

쭈그러진 정신을 말하려 한다
정신의 바닥을 말하려 한다
바닥의 정신이 아니다
정신은 고결하다
정신은 숭고하다
정신은 내 맘 같지 않다

그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푸른 지구가 희소한 별이듯
가까스로 존재하는 정신
그 거품을 기려야 한다
정신의 거품을 돌봐야 한다

어제는 내가 당번이었다
정신의 거품을 생각하느라 뒤척였다
오래 뒤척였다

정신의 바딕에 발이 닿곤 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정신의 거품을 되살려야 한다
정신을 대변해야 한다
정신은 고귀하기에
고귀한 모든 것은
거품이기에

거품을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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