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최고 기온인 것 같은데(바깥이 36도, 실내가 30도였다) 하는 수 없이 가방을 챙겨들고 카페로 나왔다. 욕심을 부렸더니 묵직한데 원인은 막판에 매켄지 와크의 <21세기 지성>(문학사상사)까지 넣었기 때문. 지난달초에 나왔지만 강의들 때문에 손에 들 여유가 없었다. 그 사이에 원서까지 구해서 독서준비는 마친 상태였다.

책장을 열고 나서야 나는 이 책이 엔솔로지가아니라 단독저작이라는 걸 알았다. 부제가 ‘현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 21인‘이라고 해서 당연히 21명의 글모음일 줄 알았다. 실제로는 미국 뉴스쿨의 문화연구학과 교수인 저자가 21명의 동시대 사상가들(그들을 ‘일반지성‘이라고 부른다)을 다룬 책이다. 나는 지식인과 석학 15인이 참여한 <거대한 후퇴>(살림) 같은 책으로 어림짐작했던 것.

아무려나 현재의 파국적 상황(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궁극적 파국)을 어떻게 분석하고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적/이론적 탐색의 조감도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론서 번역이 대개 그렇지만 번역은 아쉬운 대목들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가라타니 고진이나 슬라보예 지젝의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자라면 지적인 자극과 영감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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