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지방강의에 나섰다가 이제 귀가중이다. 대략 15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듯싶다. 눈도 피로하여 요즘 그렇듯이 오늘도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대신 새벽잠이 줄었다). 그 전에 주문했던 책 몇 권을 만져보게 될지도.

전쟁에 관한 책이 몇 권 한꺼번에 나왔는데, 시대를 거꾸로 올라가자면, 먼저 독일의 역사학자 다니엘 쇤플루크의 <1918>(열린책들)이 나왔다. 제목이 알려주듯 1차세계대전 종전 무렵을 다룬 책이다. ‘끝나가는 전쟁과 아직 오지 않은 전쟁‘이 부제. 1차세계대전사에 관한 책은 적지 않으나 이 책의 강점은 생생한 현장감에 있는 듯싶다.

˝저자 다니엘 쇤플루크(베를린 자유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는 베스트셀러 전기 작가이자 드라마 각본가로 이미 유럽 방송계에서는 유명 인사다. 쇤플루크는 이 시기 등장인물들이 쓴 회고록, 일기, 편지, 자서전 등 1차 사료를 토대로 100년 전에 벌어졌던 다양한 사건과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 시대 분위기를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두번째 책은 제목이 소개를 대신한다.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김영사). 신작은 아니고 그의 박사학위논문이다. 하라리의 모든 책이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라 특이한 일은 아니다. 하라리의 유명세가 아니었다면 소개되기 어려운 분야의 책이기도 하고.

˝<사피엔스>를 비롯한 ‘인류 3부작’의 사상적 배경이 되는 선행 연구(2004년 원서 출간)로, 하라리의 옥스퍼드 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이다. 이제 역사와 미래를 바라보는 새롭고 대담한 관점을 제시하는 하라리 사상의 원류를 일별할 차례다.˝

거창하게 ‘하라리 사상의 원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서양 중세 전쟁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미 나온 <대담한 전쟁>(프시케의숲)과 같이 읽어봄직하다. 부제는 ‘전쟁, 역사 그리고 나, 1450-1600‘이다. 중세라고는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로군.

세번째 책은 시대를 한참 더 거슬러 올라간다. 아더 훼릴의 <전쟁의 기원>(북앤피플). ‘석기시대로부터 알렉산더 대왕의 시대까지‘가 부제. ˝제목이 말해주듯이 전쟁의 원형은 어떠한 모습인가 그리고 원시 시대 이래 전쟁이 현대적 전쟁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는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다루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고대부터 중세를 거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망라하여 전쟁이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조명하게 해줄 책들이다. 전쟁을 주제로 한 책들도 많이 밀려 있지만 욕심을 내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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