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차 순천에 내려왔다. 서울은 그냥 잔뜩 흐린 날씨였지만 태풍이 상륙한다는 예보대로 순천에는 비가 내리고 있는데 아직 장대비 수준은 아니고 바람도 세지는 않다. 평소대로 같은 식당에서 같은 식단의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을 마시면 강의시간이 될 터이다. 고로 이 페이퍼는 점심을 먹으며 적는 것이다.
책에 치이다 보니 요즘 책주문을 자제하는 편인데(그렇더라도 보통 독자의 10배 이상은 될 것이다) 어제오늘은 책을 좀 주문했다. 그 중 하나는 오스카 와일드의 책들. 대표작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강의에서 몇 차례 다루었는데(그때마다 관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의 소설 <텔레니>(큐큐)가 번역돼 있다는 사실은 어제서야 알았다(역시나 동성애를 다룬 소설). 그래서 같이 나온 <레딩 감옥의 노래>와 함께 주문했다.
<레딩 감옥의 노래>는 그가 감옥에서 쓴 편지를 모은 <심연으로부터>(문학동네)와 어떻게 다른지, 또 <옥중기>(범우사)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옥중기>도 이번에 주문했고 <심연으로부터>는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한다. 9월의 영국문학기행에서 더블린의 방문목적은 조이스 탐방이지만 와일드나 예이츠에 대해서도 약간의 준비는 해두려고 한다. 작은 도시니만큼 오다가다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기에.
이미 한 차례 적었지만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도 1890년 초고본이 번역돼 나오면 좋겠다. 영어판도 2011년에야 출간되었기에 한국어판이 나오더라도 그리 늦은 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