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졸라의 예술가소설 <작품>(을유문화사)이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다시 나왔다. 친구 세잔을 모델로 이 소설은(결별의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앞서 두 차례 번역본이 나왔다가 절판됐었다. 이번 가을부터 프랑스문학 강의를 다시 시작하는데 졸라를 다룰 때 강의에서 읽어볼 수 있겠다. 나로선 강의에서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출간의 의의인 셈.

<작품>은 루공마카르총서(전20권)의 14권으로 1886년작이다. 한해 앞서서 <제르미날>(1885)이 출간되었고 이듬해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대지>(1887)가 나올 터였다. 총서가 완결되는 1893년까지 졸라는 여전히 놀라운 필력을 과시하게 될 것이다.

졸라의 작품을 강의하지 않을 때에도 졸라는 강의실에서 자주 소환된다. 최근에는 같은 자연주의 작가로 토머스 하디와, 그리고 ‘더블린의 에밀 졸라‘로 불린 조이스와 비교되었다. 러시아문학강의에서라면 인간관에 있어서 대척적인 위치에 놓인다고 생각되는 도스토옙스키와 비교될 수 있다. 지난해에 졸라의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강의한 덕분이다.

세계문학전집판으로 읽을 수 있는 졸라의 총서 가운데서는 <작품>과 함께 <나나>(1880)와 <꿈>(1888)이 아직 강의에서 읽지 못한 작품들이다. 이 가운데 내년까지는 두 편 이상 읽게 될 듯하다. 그렇게 되면 전체 총서의 1/3 이상을 강의에서 읽은 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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