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되는 날도 있고 반대로 안 되는 날도 있다. 이번주는 모든 것이 안 돼 보이는 주였는데 (아직 주말의 지방강의가 남았지만) 지나고 나니 또 그럭저럭 선방한 한 주로 여겨진다(이주의 강의책 가운데 네 권을 다시 구입해야 했다). 휴일까지 강의가 있지만 내주엔 원고가 없다는 게 위안이 된다(매달 3개의 원고가 있어서 나는 한주 쉬어 간다). 네 권의 책을(이번 휴일강의까지 포함하면 여섯 권) 새로 강의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자주 겪다 보니 못 버틸 정도는 아니다. 다만 다른 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뿐이다.

강의의 보람으로 치는 건 스스로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관런서를 구입하는 것이다. 오늘은 서평강의에서 부르디외의 대담집을 다룬 김에 그의 마네론과 정치평른을 주문했다(영어본이다). 로제 샤르티에와의 대담집 <사회학자와 역사학자>(킹콩북) 마지막 장에서 부르디외는 마네와 플로베르의 미술사적/문학사적 의의를 자신의 사회학 이론에 맞춰서 설명하는데 이 두 사람에 관한 논의는 각각 <마네>와 <예술의 규칙>으로 출간되었다. <예술의 규칙>(동문선)은 번역돼 있지만 <마네>는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한때 부르디외의 장이론을 1920년대 러시아문학사에 적용해보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는데 돌이켜보면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었다. 다만 그런 책을 누군가 써준다면 고마운 일이고 얼마든지 읽어줄 용의가 있다. 그때까지는 부르디외의 플로베르론을 꼼꼼하게 읽어보는 수밖에. 대담자인 샤르티에는 확인해보니 2006년부터 콜레주드프랑스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출판의 역사에 관한 한 프랑스 최고의 권위자라는 뜻이겠다. 그의 <읽는다는 것의 역사>(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도 생각난 김에 읽어봐야겠다(예전에 일부만 읽었는데 그 사이에 영어판도 구했다). 이렇게 한주가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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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9-05-17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이 강의 못들어서 너무 아쉽네요.
샘의 부르디외에 강의를 또 들을수 있는게 아니라서.

로쟈 2019-05-18 07:42   좋아요 0 | URL
적당한 책이 나오면 다시 다룰수도.~

wingles 2019-05-18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나 불어로 읽을 여력은 없어서 번역된 ‘예술의 규칙’을 찾아봤더니 절판이더군요..ㅠㅠ

로쟈 2019-05-18 07:42   좋아요 0 | URL
네 주요 저작들이 절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