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학 명강의 시리즈인 ‘오픈 예일코스‘의 하나로 폴 프라이의 <문학이론>(문학동네)이 출간되었다. 재작년에 이 시리즈의 첫 책으로 이안 사피로의 <정치의 도덕적 기초>가 나왔을 때부터 미리 고대하던 책이다. 온라인에서 폴 프라이의 강의도 일부 듣고 책도 진작에 구해놓은 터이다. 현대문학이론에 관한 수준 높은 개관으로 생각하면 되겠다(예일에서 학부 강의인지 모르겠지만 책은 문학전공 대학원 코스 수준이다).

서문을 읽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 강의의 유익한 교재는 데이비드 리히터가 편집한 <비평의 전통>(제3판)으로 2000쪽이 넘는 앤솔러지다(축약본이 1200쪽이 넘는 분량. 60% 축약인 건가?).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놓았는데 13만원대의 가격이어서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도덕적 자책을 하면 할수록 잘못한 일이 늘어나는 게 초자아의 역설인데, 책구매도 마찬가지여서 사면 살수록 살 책이 늘어난다.

이런 역설은 생각보다 적용범위가 아주 넓다. 책을 읽을수록 무지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도 그 하나. 인간의 앎이란 무지에 대한 앎이기에 그러하다.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알 게 아무것도 없다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아는 자는 더 알려고 하지 않는 자, 더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자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5-06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