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밭처럼 펼쳐지지 않았다면
시간은 뻘쭘했을까
하지만 거품 한줌 쥐지 못할 테지
시간은 깃발을 흔들지 못하고
시간은 날갯짓도 하지 못할 테지
시간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테지
그 모래밭에 누군가 등장하기 전에는
그 누군가 세월을 곱씹으며 등장하기 전에는
그 누군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세월을 탓하기 전에는
비로소 
시간은 늘 하던 일이라는 듯이 
그림자를 거둬들일 채비를 한다
그 누군가의 그림자가 
모래밭을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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