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발견하고 바로 주문해서 오늘 배송을 기다리는 책은 이번에 1차분이 나온 ‘춘원 이광수 전집‘이다. 장편소설로 <무정>과 그 이후에 나온 <개척자><허생전>까지 세권인데, <무정>이야 강의에서도 여러 번 다룬 작품이지만 두번째 소설 <개척자>는 그간에 궁금했던 작품이다. <무정>과 비교하여 통상 실패작으로 간주하는데, 내 관심은 바로 그 ‘실패‘에 있다. <무정>의 성공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도 그 실패를 정확하게 음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세계문학 강의를 오랫동안 진행해오면서 간간이 한국문학도 다루어왔다. 한국근현대문학사 100년에 대한 나대로의 견해도 기본 줄기는 세웠고 보완해가는 중이다. 그때 근대문학(여기서는 근대소설)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작가가 이광수와 염상섭이다. 띄엄띄엄 나오고 있는 염상섭 전집에 대해서는 이전에 한번 적었고 이제 그 부재가 유감스럽다고 했던 이광수 전집도 나오기 시작하여 다행스럽다.
작가들이 100년 전에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소설을 썼고 그것이 지금 시점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따져보는 것, 문학강의를 통해서 내가 주로 해오고 있는 일이다. 돌이켜보면 20년 넘게. 그 세월을 대가로 지불하고 얻은 것이 있다면 문학에 대한 인식이다. 춘원 이광수에 대한 인식도 이번 기회에 한단계 끌어올렸으면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