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철학자 에마누엘 레비나스 선집의 하나로 대담집 <우리 사이>(그린비)가 출간되있다. 주저 <전체성과 무한>에 뒤이은 것인데 읽는 순서로는 먼저 읽어볼 만하다. 아무래도 대담집이 접근과 이해에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레비나스를 열심히 읽던 게 20년 전이다. 지난 세기말에 대학원생이면서 초년 강사시절에 탐독하면서 강의중에도 그의 타자 철학을 자주 들먹였던 것 같다. 국내에서도 레비나스 수용 초창기였다. 이제 20년이 지나고 예전보다 훨씬 많은 책들이 나왔기에 독서 여건은 좋아졌다. 하지만 예전만큼의 열의는 갖게 되지 않는다. <우리 사이>도 진작에 영어본을 구한 책이지만 지금은 어느 구석에 꽂혀 있을지도 가늠이 되지 않는다(당장 내일모레 강의할 책도 못 찾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도 옛정을 생각해 다시 손에 든다면 <전체성과 무한>을 들고 씨름하기보다는 <우리 사이>를 손에 들고 산보에 나서는 것이 훨씬 낫겠다 싶다. 레비나스 입문서에 해당하는 책으로는 최근에도 박남희의 <레비나스, 그는 누구인가>(세창출판사)가 나왔는데 처음 읽을 독자들을 겨냥한 책으로 보인다.

아예 콜린 데이비스의 <처음 읽는 레비나스>(동녘)처럼 대놓고 입문서를 자처하는 책도 있다. 원저는 영어권의 대표 입문서로 20년 전에 열독한 책이었다. 번역본은 두 종이 있는데 앞선 것은 오류가 많았다. 뒤에 나온 책도 갖고 있지만 이때부터는 유심히 보지 않았다. 도스토예프스키와의 관련으로도 다시 읽어볼까 싶다. <우리 사이>를 보자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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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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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13: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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