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바티칸에는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가 있고
갈매기도 있다 천지창조 천장화에서
아담과 하느님이 손가락을 갖다댈 때
아 이제 보니 그건 정지화면인지
스톱모션인지 창조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천장에서만
고개를 젖힌 인파를 내려다보며
포즈로만
그러다 밖으로 나오면
베드로성당 광장을 나는 갈매기
어쩌면 바다갈매기
끼룩끼룩
천상의 소리는 아니어도
정겹게 들린다
미켈란젤로는 누굴 모델로 그렸을까
공중부양한 하느님은
누가 받치고 있었을까
그러고 보면 아담이야말로
편안한 자세로 손가락만 내밀고
그게 시작이라는 거지
아담의 창조
그때도 성당 광장에서
천지장조의 바깥에서
갈매기가 끼룩끼룩
천지창조의 순간
미켈란젤로가 주저앉은 콧등에
땀을 흘릴 때
로마 바티칸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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