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에 강의할 존 더스패서스의 <맨해튼 트랜스터>(문학동네)를 보다가 ‘도시문학으로서 모더니즘‘을 별도의 주제로 다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세기 문학에서 이 주제의 출발점이 되는 건 역시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1914)이다. 그리고 러시아 소설로 안드레이 벨르이의 <페테르부르크>(1916)가 있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더스패서스의 <맨해튼 트랜스퍼>(1925), 프랑스문학에선 얼마전에 번역돼 나온 루이 아라공의 <파리의 농부>(1926)가 뒤를 잇는다. 
















내가 다루고 싶은 건 독일작가 알프레드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1929)까지다. 모두가 거대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더블린이 그중 작은 축에 속하겠지만). 파리-페테르부르크-베를린-뉴욕-더블린, 모두 문학의 도시이기도 하다. 이 도시문학의 특징은 ‘사회 속의 개인‘과 그 개인의 투쟁이 약화된다는 점에 있다. 거대도시는 그 규모 자체로 개인의 존재를 압도하며 소외시키기 십상이다. 자연스럽게 도시문학에서는 주인공이 복수화되며 서사는 파편화되거나 다큐멘터리처럼 구성된다. 















나는 이것이 1830년대에 발자크와 함께 시직된 근대문학의 2기 형태라고 생각한다(발자크 패러다임의 리얼리즘 소설이 1기 근대문학이라면 모더니즘은 2기 근대문학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겠다). 근대문학의 전개양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은 강의에서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 도시문학을 주제로 하여 좀더 심화시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경우 박태원의 <천변풍경>(1936)도 한국 모더니즘의 대표작으로 다루게 된다. 그런데 20세기 후반 그에 견줄 만한 한국문학 작품은 무엇일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거대도시로서 서울 자체가 주인공인 소설이 있던가?..

19.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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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19-01-02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에서 나오는 세계문학 시리즈는 이상하게 제 눈에는 표지 디자인이 뭔가 세련되게 보입니다. 디자인팀 열일 하나 보네요 ^^

로쟈 2019-01-02 01:41   좋아요 0 | URL
그런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