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에 강의할 존 더스패서스의 <맨해튼 트랜스터>(문학동네)를 보다가 ‘도시문학으로서 모더니즘‘을 별도의 주제로 다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세기 문학에서 이 주제의 출발점이 되는 건 역시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1914)이다. 그리고 러시아 소설로 안드레이 벨르이의 <페테르부르크>(1916)가 있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더스패서스의 <맨해튼 트랜스퍼>(1925), 프랑스문학에선 얼마전에 번역돼 나온 루이 아라공의 <파리의 농부>(1926)가 뒤를 잇는다.
나는 이것이 1830년대에 발자크와 함께 시직된 근대문학의 2기 형태라고 생각한다(발자크 패러다임의 리얼리즘 소설이 1기 근대문학이라면 모더니즘은 2기 근대문학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겠다). 근대문학의 전개양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은 강의에서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 도시문학을 주제로 하여 좀더 심화시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경우 박태원의 <천변풍경>(1936)도 한국 모더니즘의 대표작으로 다루게 된다. 그런데 20세기 후반 그에 견줄 만한 한국문학 작품은 무엇일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거대도시로서 서울 자체가 주인공인 소설이 있던가?..
19. 01.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