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의 '희극' <갈매기>가 정초에 무대에 올려진다는 소식이다. 전세계에서 <햄릿> 다음으로 가장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라고 하니까 드문 일도 아니며 이상한 일도 아니다. 다만 국내에서 공연되는 <갈매기>를 본 적이 없어서 얼마간 흥미는 갖게 된다. 공연기간이 짧아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매일경제(07. 01. 11) 안톤 체호프 `갈매기`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인간

'인간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관심하면서 자신에게만은 철저히 몰두한다.'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가 한 말이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그의 정의는 탁월하다.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면서 사랑하고 싶어하고 또 사랑받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진정으로 뭔가를 주는 데는 지독히 서툴면서 자신은 의지하고 기대고 싶어하는 게 인간이라는 존재인 까닭이다.

극단 여백(대표 오경환) 창단 10주년 기념작 '갈매기'는 이러한 인간의 속성을 잘 그린 연극이다. 모자 관계인 여배우 아르카지나와 작가 지망생 코스차, 아르카지나의 애인인 소설가 트리고린, 배우 지망생 니나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통해 자기애에 빠져 타인의 고통에 무심하고 사랑에도 서툰 인간의 모습을 고찰한다.



'갈매기'는 '세 자매' '벚꽃동산' '바냐 아저씨'와 더불어 체호프의 4대 장막극 중 하나. 명확한 사건이나 주제가 없어 난해한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체호프 서거 100주년이었던 2004년부터 지난해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극단에 의해 여러 차례 공연된 바 있어 연극 애호가들에게는 익숙한 작품이다.

평범하고 하찮기까지 한 일상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삶의 진실을 섬뜩할 만치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는 점이 '갈매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작품 번안과 연출을 맡은 오경환 대표는 "'갈매기'는 우리가 얼마나 끔찍하게 삶을 흘려보내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말했다. 선종남 유준원 박현미 박찬국 정선철 이보영 등이 출연한다. 16~21일 대학로 우석레퍼토리극장. 2만~2만5000원. (02)762-0810(노현 기자)

07. 01. 14.

Чехо в театре - Чайка
 
P.S.  사진은 극단의 동료들에게 <갈매기>를 읽어주고 있는 안톤 체호프(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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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4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7-01-14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글쎄요, 체홉의 작품으로는 들어본 바가 없는데요(제가 두루 알지는 못하지만). 체홉의 작품으로는 좀 '쎈' 설정 같기도 하구요(일단 누굴 죽이고 하는 얘기가 그의 취향은 아니라서요). 체홉의 작품이라면 놀랄 일이지만, 아무래도 후자쪽 같습니다...

릴케 현상 2007-01-2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매기는 연영과 애들이 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아 보고 싶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