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밤은 하루 일과뿐 아니라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 감상에 젖는 시간이다. 최근 두 주는 내내 폭염에다 열대야에 지쳐 있는 상태라 잠시라도 주말의 할일은 잊고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침대 옆에 놓인 노회찬의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를 보니(옆에 두기만 하고 아직 읽지는 못한 상태다) 다시금 마음이 답답하다. 노회찬법(국회의원 특활비 폐지법안)이 폐기될 거라는 기사 때문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두 거대 정당이 담합하여 영수증처리를 조건으로 특활비를 존속시키는 데 합의했다는데, 비난여론이 민주당을 향하는 건 당연하다. 기대할 것도 없는 당보다는 나은 모습을 기대했건만 벌써부터 촛불민심을 살피지 못하는 오만은 무슨 배포에서 나오는 것인가. 하루아침에 모든 적폐가 깔끔히 청산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한 가지씩이라도 바꾸면서 변화에 대한 기대를 놓치지 않게끔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여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업무추진비가 적어 특활비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는데, 얼핏 들으면 ‘혼수성태‘의 발언으로 착각하겠다. 특활비 폐지는 고 노회찬 의원의 마지막 발의 법안이기도 하다. 예상컨대 ‘노회찬법‘의 폐기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을 급락하게 만들 것이다. 지방선거에서의 민심을 이런 식으로 걷어찬다는 게 참으로 아둔하게 여겨질 따름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눈과 귀가 있다면 이제라도 특활비 문제를 재고하고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대단히 어려운 결단도 아니다. 국민과 함께 사느냐, 적폐들과 함께 사라질 것이냐의 선택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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