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닭 보양식으로
개구리를 잡아 먹이로 주었다
하루에도 수십 마리씩
해부하고 토막내고
나는 개구리 푸주한
개구리를 토막내며
개구리의 사랑도 끝장냈을까
땅바닥에 패대기치면
감전된 듯 부르르 떨던 뒷다리
살 떨리는 사랑이 마침내
뻣뻣하게 늘어지며 나자빠졌던가
하얀 배를가르고
칼끝으로 심장을 도려냈지
모락모락 김이 나지는 않았네
우정은 아니어도
개구리와 살을 맞댄 사이
나는 개구리 푸주한
개구리를 잊은 지 오래
나의 전직도 잊은 지 오래
아무도 내게 과거를 묻지 않는다
단지 몸이 몸뚱이로 느껴질 때
나는 개구리 아닌 개구리
패대기쳐지는 건 일도 아니다
사랑이 끝장나는 건 일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