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좋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설마 이런 게 노안인가
잠시 흐릿해 보여서 울고 있는 것도 아닌데
흐릿해 보여서
남들 다 왔다는 노안이 내게
찾아온다고 대수는 아니겠지만
방안 가득 책들을 보니 눈물이
나는 건 아니고 영화가 생각난다
굿바이 마이 칠드런
아이들 입양 보내는 영화가 있었지
노동자 아빠가 손을 다쳤던가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고
엄마는 또 무슨 병이 있었나
하여간에 아이들을 다른 집에 보내야 했지
아홉이었나
하여간에 눈물 쏟으며 보내야 했어
이불 뒤집어 쓰고 중학교 때
훌쩍거리며 본 영화
늦게 잔다고 혼나면서 본 영화
누가 이 아이들을 사랑해줄까
누가 이 책들을 읽어줄까

갑자기 눈이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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