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텐베르크로 돌아가지 말고 내 곁에
있어 다오 햄릿, 이라고 어머니가 말한다
어머니 거트루드가 말한다 햄릿은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부왕의 부고를
듣고 부랴부랴 귀국한 왕자
(연락처는 두고 갔는가, 햄릿?)
그 사이에 숙부 클로디어스는 왕이 되고
거트루드를 왕비로 맞는다
젠장, 이라고 햄릿은 말한다
나 다시 돌아갈래, 라고 말한다
하지만 햄릿, 내 곁에 있어다오
오,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
곁에 햄릿은 남는다 비텐베르크의 대학생
햄릿은 마르틴 루터의 동문이지
루터의 도시 비텐베르크는 햄릿의
도시도 될 뻔했다네 그가
되돌아갔다면 어찌 알겠는가 신학자 햄릿
위아래는 모르겠지만 종교개혁가 햄릿
하지만 햄릿은 덴마크에 남는다
비텐베르크에 부재하는 햄릿
부재로 존재하는 햄릿
대학도 졸업하지 못하고
중세로 돌아간 햄릿
끝내 어머니 곁을 떠나지 못한 햄릿
욕정의 구렁텅이에 빠진 햄릿
약한 자의 곁에
남은 곁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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