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도 나쁨이길래 외출을 삼가며 종일 휴식을 취했다. 요양원에 있는 듯이(대형도서관이 있는 요양원이 있나 알아봐야겠다). 언제나 그렇듯 주말이면 페이퍼거리가 밀리지만 ‘요양중‘이라는 핑계로 미뤄놓고 흘러간 홍콩노래들을 듣는다. 저녁 먹기 전에 ‘이주의 발견‘이라고 점찍어놓은 책 얘기를 적는다. 사이먼 가필드의 <투 더 레터>(아날로그).

얼핏 소설인 줄 알았는데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가 부제인 교양서다. 저자는 사이먼 효과로 왠지 친근한 느낌을 주는데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나 <지도 위의 인문학> 등 몇 권의 책이 이미 소개돼 있다. 그래도 한권만 손에 든다면 나로선 <투 더 레터>를 택할 것 같다. 책소개는 아직 뜨지 않아 목차만 참고할 수 있는데 구입해보고 어지간하면 원서도 구해볼 생각이다.

지금이야 이메일이나 문자(혹은 카톡)로 모든 연락을 대신하기에 ‘편지‘란 말조차 낯설게 여겨지는데 생각해보니 마지막 편지를 쓴 지도 얼추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듯싶다. 손편지는 전동타자기를 쓰게 된 이후부터는 쓰지 않게 되었으니 30년이 되어 간다. 하긴 ‘손편지‘란 말 자체가 모든 편지가 손편지였던 시절을 과거로 만든다. 아무튼 나로서도 편지의 몇단계를 거쳐온지라 ‘편지‘란 말에 감응하게 된다. 책이 너무 얇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든다. 마치 두툼한 편지를 받았을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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