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 - 가와카미 히로미

 유키히코는 나와 헤어지고 나더니 여자들한테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인기가 좋은가 봐, 하고 내가 놀리면 유키히코는 항상 고개를 가로 젓는다. 인기 있는 게 아니야. 여자들이 외로운 거지.

 외로운 여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남자 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 이야기. 6월의 첫책. 외로웠던 나를 폭 빠지게 해 준 책.

 93.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원래 표지는 짙은 보라색인데,,, 워낙에 기대하고 읽었던 파트릭 모디아노. 그리고 김화영 교수의 번역.

 한마디로 밍숭맹숭 재미없었다.  역시나 다들 재미있어하는 책이라고 나에게도 재미있으란 법은 없다.

 

 94.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 마르셀 에메

 읽고 싶었던 책. 고마우신 분께 선물받아 더욱 좋았던 책.

 빠리의 멜랑꼴리 우화집. 삽입된 그림들도 그 어둑어둑함이 책과 닮아 있다.

 

 95. 도버 4/ 절단 - 조이스 포터

 명탐정들의 결점만 모조리 가진 도버 경감.  정말 매력없고, 성마르고, 유치하고, 가끔은 비열하고 자기중심적이기까지 한 도버경감님. 그래도 난 경감님이 좋아요.

 한편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듯한 엽기발랄사건들. 보는 내내 키득키득 케케케

 뒷편에 나오는 라이오넬 화이트의 '어느 사형수의 파일' 도 재미있다.

 96. 체위의 역사 - 안나 알테르, 페린 쎄르쎄브

 답지않게 꽤나 신간을 사서 꽤나 빨리 읽어버렸다. 흠흠.

 19금딱지가 붙어있는 책. 기대한바에 못 미쳤다.( 뭘 기대한게야?!;;) 좀 더 두껍고 좀 더 심오한걸 바랬는데, 사실들과 기록들의 나열들. 그럭저럭 풍부한 화보사진들로 휙휙 넘어가긴 한다.

 97. 슬픈 카페의 노래 -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독특한 주인공들의 독특한 삼각관계 이야기. 어떤 책들은 읽을때는 모르는데, 읽고 나서 참 여운이 길게 남는다. 잊고 있다가도 다시 이렇게 되새겨 볼때 짠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지금 다시 보니, 참 좋았다. 는 생각이 뭉클 든다.

 

 98. 춤추는 죽음 - 진중권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 아리에스에 따른 중세 초기부터 오늘날까지의 다섯종류의 죽음을 설명하고 추적한다.

 풍부한 화보와 '진중권'의 글은 정말 후회가 없다!!!

 

 99. 개구리에게 키스하지 마! - 마릴린 앤더슨

 고마우신 분에게 선물받은 책.  왕자님을 만날때까지 가능한 많은 개구리에게 키스해보고자 하는 나를 비롯한 여자들에게 ' 차버리자 개구락지!' 라고 경고해주는 책.

  웃기는 카툰들과 이야기들. 재밌다. 싸다.

 

 100.  SF 철학 - 마크 롤랜즈

 드..드디어 올해 100권째 책 ^^)/  SF의 탈을 쓴 철학책. 이었다. 워낙 쉽고 재밌는 독서만 하다보니, 생각보다 힘들게 읽어냈지만, 재미있었다.메가히트한 영화 얘기가 슬쩍 나오고,  뭔가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이야기가 계속 나오다가, 저자의 뒤집어지는 유머(근데, 얼핏, 유머인지, 이 사람 진지한건지 구별 안가는;;) 가 등장해주신다.

선물해주신 XXX님께 다시한번 감사를!

 

 101. 픽션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 책도 나중에 되새겨보면 재미가 새록새록 쌓이는 책. 이야기꾼 보르헤스. 올해 이 전집을 다 읽기는 읽으려나...

 

 102. 웃는 경관 - 펠 바르, 마이 슈발

 스웨덴의 87분서 시리즈 이야기. 말괄량이 삐삐 이후 처음 접해본 스웨덴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이 부부작가는 스웨덴에 87분서를 번역해서 소개한만큼의 팬이라고도 한다.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아이솔라보다 좀 더 역동적이고 87분서보다 좀 더 생생한 마르틴 베크 시리즈.

 어제 막 아마존에서 시리즈 1인 로제안나가 도착했다. 아자아자아자. 아, 그래도 난 87분서가 제일 좋긴 하다.

 103.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도대체 이 책을 언제 샀다가 이제야 읽는건지. 지금 박민규의 '카스테라' 를 안 읽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 이책은 누가 좀 읽고 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뭐라뭐라 이야기들이 많아도 내 현재상황과 맞아떨어져 개인적으로 크게 동기부여가 되었던 책. 이 책을 보고 서재이름도 '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로 바꾸었다.

 

 104. 나 이뻐? - 도리스 되리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아 (우리말 제목 : 파니핑크)의 감독인 도리스 되리의 단편집이다. 단편들은 서로 만나기도 하고 만나지 않기도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해골 옷을 입고 주문을 외우는 오르페우스, 관에 들어가면서 심리치료를 하는 파니핑크를 좋아하고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좋아할 것이다.

 

 105. Kiss and Tell - 알랭 드 보통

 알랭 드 보통의 책.

 평범하지만 나에겐 특별한 '이사벨'을 위한 특별한 전기. 알랭 드 보통은 언제나 특별하다. 책 판형이 읽기엔 불편하지만! 어쨌든 보기에 좋더라.이다. 선물해주신  xxxx님께 감사.

 106. 13호 독방의 문제 - 잭 푸트렐

 가끔 다들 좋다. 역시. 하는 작품이 나에겐 지지리도 재미없을 때가 있다.이 작품이 그랬다.  그런대로 술술 넘어가긴 했지만 추리 플러스 알파를 바라는 나에게는 밍숭맹숭.

 

 

 107. CSI  라스베가스 - 냉동화상 - 맥스 알란 콜린스

 워낙에 스팩타클하고 자극적인 드라마를 보고 이 책을 읽은지라, 재미없을줄 알았는데, 물론 처음에는 뭔가 2% 부족하다 싶긴 했지만, 의외로 재미있었다.

 선물해주신 분께 감사!

 

108. 핫라인 - 루이스 세풀베다

 흐음... 흐음... 일단 이 작품은 중편. 이야기는 재미있고, 세풀베다의 책답게 담고 있는바도 있다. ' 이 도시에선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다' 라는 말에는 깊이 공감.

 고저가 있는 그의 소설. '소외'를 워낙에 감동적으로 읽고 읽어서 그런가, 좀 실망스럽긴 했다. 그래도 이름값은 한다.

 

 109. 아고타 크리스토프 - 아무튼

 그러니깐 아무튼. 한 20-30장 정도 될 책을 70장의 책으로 묶어 낸 것에 대한 분노에 눈이 흐려, 제대로 평을 못한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 존재의 세가지 이유' 에서의 충격을 기대해서였는지, 같은 작가가 썼다고 믿을 수 없을정도의 마침표 없는 글들에 대실망.

 

 

110. 황야의 이리 - 헤르만 헤세

 아.. 좋아라!!! 꼭꼭 씹어서 먹어버리고 싶은 책들이 있다. 87분서 시리즈가 그렇다. 윌리엄 아이리쉬의 책들도 그렇다. 그리고 헤세의 책도 그렇다는걸 아주 오래간만에 잡은 헤세의 '황야의 이리' 에서 깨달았다.

 한 때 미국에서 유럽에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성경처럼 읽혔다는 이 책. 인생의 책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헤세의 책은  읽을때마다 내가 자라건 퇴보하건 간에 항상 다른 느낌으로 읽힐 책이기도 하다 .

 

111. 백모살인사건 - 리처드 헐

 가해자와 피해자. 각각의 1인칭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독특한 소설. 그닥 남는건 없지만, 작가가 쓰면서 재미있었겠다. 느낌이 드는 책이다.

 

 

 112. 영화 속의 문학읽기 - 송병선

 술렁술렁 읽기에는 굉장히 낯선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정치와 현실이다. 중남미 소설을 읽고자하는 나에게 아쉬운대로 굉장히 고마운 책이었다.

 

 

 

 

 

 

 

113. 엠버 연대기 - 로저 젤라즈니

!!!!!!!!!!!!!!!!!!!!!!!!!!!!!!!!!!!!!!!!!!!!!!!!!!!!!!!!!!!!!!!!!!!!!!!!!!!!!!!!!!!!!!!!!!!!!!!!!!!!!!!!!!!!!!!!!!!!!!!!!!!!!!!!!!!!!!!!!!!!!!

재미있다. 울컥한다. 너무 좋아 반칙이다. 한세대에 나올까말까한 작가라는 로저 젤라즈니. '미국의 하드보일드 작가 레이몬드 챈들러의 눈으로 바라본 반지전쟁' 이라는 표현은 너무나 절묘하다.

Michael whelan

그럭저럭 22권의 책을 읽다. 6월. 상반기가 지나갔다. 열심히 독서했구나. 하반기에는 정말 올해 목표로 어영부영 얼레벌레 잡았던 도스또예프스키를 더 열심히 읽고, 읽지 않고 읽어봐야지 사 놓은 책들에도 눈 돌리고, 신간에는 눈 감고, 책은 덜 사고, 그래야 겠다. 고 다짐해본다. 불끈.  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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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02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대단하십니다...

하이드 2005-07-0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번달에 꽤나 많이 읽었네요. 여름은 책 읽기 좋은 계절. 아자아자!

비로그인 2005-07-0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보관함만 무겁게 해놓으시구 책을 덜 사신다고라? 그렇게는 안되지용~^^

울보 2005-07-02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고개를 숙일뿐입니다,,

panda78 2005-07-0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책 페이퍼 보면 정말 손가락이 근질근질..
좋은 책만 쏙 쏙 빼서 읽으시는 것 같아요. (소근. 모디아노의 보라색 책은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도라브루더 사 놓고는 삼년도 넘게 안 읽고 있어요;;)
근데.. 신간에 관심을 끊으실 거라구요? 과연? ^m^

클리오 2005-07-02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리 옮기신 일은 잘 되셨나요? 정리는 잘 끝나시구요? 사무실 옮기셔서 분위기 잔뜩 잡고계신지 요즘 글이 뜸하네요.. ^^ 아닛, 근데 오늘 토요일이잖아요.....

마냐 2005-07-02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__)
그나저나...저 앰버연대기...아아. 아아. 넘 기억이 안나요. 나 열광했었는데..흑흑.

2005-07-02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5-07-03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대단하셔라... 백수가 읽어도 저렇게 많이는 못보겠당. 제가 반년동안 볼 분량을 한번에 보시다니. 대단하십니다용...

해적오리 2005-07-0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이 읽으셨네요. 입이 벌어집니다.
 

 

 

 

 

 

콜린 덱스터의 모스경감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그것도 한번에 두개 ㅜㅜ

당분간 책 안 사겠다고 ... 누가 결심했답니까? 저요? 아닙니다.

당장 샀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슐러 르귄의 책도 3권이나 새로 나왔군요!!

그 밖에 관심가는 책으로는

 민음사 세계문학선에서 새로나온 스페인문학, 미겔 데 우나무노의 '안개' 가 있군요.

 

 

 

 



존재 의지를 희구한 실존철학자이자 소설 구조를 혁명적으로 전복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선구자, 미겔 데 우나무노의 1914년작 소설이다. 불멸에 대한 집념과 인간 자아에 대한 믿음, 변하지 않는 사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하며, 창조적 아이디어와 재치로 가득한 형식의 실험을 보여준다. '삶의 동적인 시간성'이 '글쓰기'라는 언어 구조 안에 역동적으로 반영된 작품.

우나무노는 소설 속의 주인공을 작가인 자신과 대면시키고 논쟁한다. '너는 자살할 수 없어. 너는 내 환상의 산물일 뿐이야.' 사랑에 상처받은 주인공 아우구스토 페레스는 마음대로 죽음을 선택할 수 없다. 자살을 허락하지 않는 우나무노와 씨름하는 아우구스토, 그리고 자신의 캐릭터와 논쟁하는 작가 우나무노의 번뜩이는 대화들. 독특한 구조와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은 뜻밖의 결말을 빚어낸다.




인간은 병에 걸린 동물이다. 항상 병들어 있다! 단지 잠잘 때만 건강을 누리는 것 같다. 그런데 항상 그런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때로는 잠을 자면서까지 말하기 때문이다. ... 세상 무엇보다도 위선적 동물인 인간이 파렴치하고 뻔뻔스러운 일을 표현할 때 견유주의(犬儒主義)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개 같은 짓을 의미한다. 언어는 인간을 위선자로 만들었다. 그들이 파렴치한 것을 견유주의라고 부른다면 위선을 인간주의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보관함에 들어있던 ' 사랑과 교육'과 함께 장바구니로 들어가주십니다.

 

책 사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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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29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르 귄~

숨은아이 2005-06-29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러 갑시다! 라니... 으... 선동적인 발언. ㅠ.ㅜ 안 사요 안 사! 안 산다구욧.

chika 2005-06-2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저도.. 안사요, 안산다구요~

울보 2005-06-2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어느 순간 저기 모스경감책을 사야할듯,,그런데 밀린 책이 너무 많은데,,너무해요,,이런 페이퍼,,

하이드 2005-06-29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이번 기회에 어여 사세요. 더 많이 나오면 그땐 더 망설여지실꺼에요
치카님/ 네. 알았어요. 사신다구요? 땡스투 알죠? ^^ 치카님은 어찌나 제게 땡스투를 해주시는지 감사해요 >.<
숨은아이님/ 흐흐. 선동적인가요? 어서 가요.덥썩.
물만두님 / 르귄 책은 사기만 하고 다 읽은게 한권도 없어요 대략 작년부터요 .. 이번에 사면 읽게 될까요? 삐질;;

아영엄마 2005-06-29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당분간 이런 페이퍼는 후다닥 보고 빠져나가기로... 일단 집에 있는 책부터 읽고 보고 싶은 책들은 이 다음에 생일 핑계로 책선물 좀 받고.. ㅎㅎㅎ

panda78 2005-06-2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우아.... 이렇게 한꺼번에? @ㅂ@;;; 이러심 곤란하죠... ;;

oldhand 2005-06-2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달에 해문 출판사 "관계자였던"분을 만났을 때 두 권이 거의 동시에 나올듯 하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드디어 나왔군요. 으음.. 총알 장전!

물만두 2005-06-29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르 귄과 덱스터가 같이 나오고 거기에 블랙캣 시리즈에 다음달 옥문도까지... 저는 죽을 것 같아요 ㅠ.ㅠ

비연 2005-06-29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모스경감...또 사야겠네..(어제도 추리소설 구입한 비연..=.=)

비츠로 2005-07-0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임 다 읽고 나니 망량의 상자, 망량의 상자 다 읽고 나니 모스경감 시리즈 그것도 두권을 동시에... 다음달엔 옥문도... 이제 술 끊고 저녁엔 집에서 책만 읽어야겠습니다.

하이드 2005-06-2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 우리 모두 이 더운 여름에 열심히 독서해보아요~ ^^
 
앰버 연대기 5 - 혼돈의 궁정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예문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다섯권의 앰버연대기를 다 읽고 역자의 해설을 읽고 있자니, 읽으면서도 몰랐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수많은 은유, 신화, 모티브들이라니.

한세대에에 날까말까 한 위대한 작가라는 칭호는 전혀 아깝지 않다. '마치 하드보일드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눈으로 바라본 '반지전쟁'을 연상케 한다는 말에도 절대공감.

현대의 어느 곳의 병원에서 깨어난 기억상실의 한 남자. 로부터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진정한 세계로 믿어지는 엠버의 아홉왕자는 사라진 왕의 뒤를 잇기 위해 저마다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음모와 모략과 협잡을 펼친다. 그들은 '신神'적 존재' 이고, 엠버는 유일무이한 완전하고 순수한 세계이다. 여러차원의 그림자(세계) 를 넘나들며 그들 자신도 기억할 수 없을만큼 끝도 없는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기본적인 이야기는 그거다. 왕위계승을 위한 왕자들의 암투.

그런데, 다섯권 합해서 1500여페이지의 이 책 속에는 정말 많은 것이 들어있다. 중간중간 나오는 로저 젤라즈니의 유머에는 그야말로 의자에서 웃다 떨어질 지경이고, 거듭되는 반전에는 책을 집어던지거나 책이 나를 집어던져줬으면 하는 심정이다.

사소한 에피소드들에서도 욕나오게 절묘하고, 주인공격인 코윈왕자님은 내이름은 콘래드에서 콘래드처럼. 신 중의 신. 남자중의 남자 로 나와주신다.

끝을 볼 때까지 결코 알 수 없는 결말. 환상적인 배경의 지나감들. 생생한 주인공들. 악인들. 주변인들. 1500여페이지에서 한 페이지 나올까 말까 하는 사소한 등장인물에서도 예기치 못한 감동을 느껴야 하는 이 책.

정말 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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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6-28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터싸이클 탄 왕자님이라 하더라구요. ^^ 저도 코윈 왕자가 너무 좋아요-

하이드 2005-06-2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너무 멋집니다. ㅜㅜ
 

'여러가지로 고마워.' 나는 그와 악수했다.

'그건 그렇고.' 그는 말했다. '자넨 아까 내 질문에 대답해 주겠다고 약속했어.'

'물론 그랬지. 무슨 질문인가?'

'자네는 인간인가?'

그는 내 손을 쥔 채로 말했다. 얼굴에는 그다지 특별한 표정이 떠올라 있지 않았다.

나는 씩 웃으려다가, 그만두었다.

'모르겠어. 난 -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물론 난 인간이야! 그런 바보 같은 얘기가...이런! 자네 진심으로 묻고 있는 거군, 그렇지? 그리고 난 정직하게 대답하겠다고 약속했어...' 나는 입술을 깨물고 잠깐 생각했다. 곧,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대답했다.

'역시 그랬었군.' 그는 이렇게 말했고, 미소지었다. ' 내 입장에서는 실은 아무래도 좋지만, 자네에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네- 자네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도, 개의치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말야.'

'그 일도 잊지 않겠네.'

나는 말했다.

'흐음.... 그럼 잘 있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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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6-28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밤에 울컥해버린다.
 

도서관? 지난주에야 백만년만에 가본 주제에... 를 떠나서, 에어콘 없는 그 조그만 열람실이 책읽기 좋을리 없다. 아주 추운 날이라면, 손 호호 불어가면서 책 읽는것 좋아하지만,  더운날은 오 노~

내가 책 읽기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거실의 소파에서 딱딱한 가죽쿠션을 베고 기대누워 발치에 가죽쿠션 플러스 면쿠션 위에 다리를 얹고 몸 어디멘가 붙어 있는 레오를 느끼며 가끔씩 레오의 구여운 발바닥을 한 번씩 잡아주며, 가끔씩 레오의 꼬리를 잡고 빙글빙글 돌리며, 그러면 레오는 발을 빼거나( 짜식, 튕기긴) 꼬리를 잡아뺄때는 얼굴을 쬐끔만. 아주 쬐끔만 들고 눈을 위로 째려본다( 짜식 아..알았다구)

책 읽다가 잠 오면 자고, 그러다 깨서 또 읽던 페이지 읽고, 또 자고, 깨고, 그런다. 책 다 읽으면 일어나서 바로 옆의 컴퓨터를 켜고( 보통 켜져 있다)  리뷰를 쓴다. 소파 앞의 탁자에는 읽을 책들이 , 읽고 있는 책들이 서너권 놓여 있고, 핸드폰이 근처에 있어서 시간을 확인한다.

지난 여름 그렇게 추리 소설들, 책들 읽었었는데, 올해는 퍼지는 대신 집 앞에 맘에 맞는 에어컨 빵빵하고, 소파 푹신하고, 사람 없는 까페나 찾아봐야 겠다.

물론 맘 같아서는 정원의 해먹에서, 혹은 끝내주는 책상과 끝내주는 책장이 있는 끝내주는 서재에서, 혹은 바닷가 비치체어에서 옆에 칵테일 가져다 놓고 읽고 싶기는 하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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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6-27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도서관은 에어컨 빵빵하게 나와요~~~ 여기로 오세요..대환영입니다.
열람실 말고 자료실은 분위기 좋아요~~~

chika 2005-06-27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저는 바람 선선히 들어오는 창가...
근데 그냥 땀 흘리면서 방구석에 엎디어 책 읽어요. ㅡ.ㅡ

하이드 2005-06-27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갈까요? 청주? ^^ 아, 저도 자료실 말한거요. 책 읽을 수 있는 곳. 햇빛 잘들고 에어컨 없고, 사람 많고, 그렇더라구요. -_-a 열람실( 학생들 공부하는 곳이죠?) 은 제가 갔을때 대기자가 무려 115명. 이더군요.

panda78 2005-06-2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오 옆에 두고 책 읽으신다는게 너무 부러워요. 저도 멍멍이 한 마리 옆에 있음 좋겠어요. ^^
저는 마루에 이불 깔아 놓고 에어컨 틀어놓고 뎅구르르.. ^^

panda78 2005-06-27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지붕이 정말 이뻐요. ^^



뒹굴거리는 판다.


moonnight 2005-06-2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실에 돗자리 깔아놓고 뒹굴뒹굴하면서 읽어요. ^^ 가끔 허리아프면 소파로 올라가서 눕기도 하구요. 좌우지간 눕는 걸 좋아하는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