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네서 하루종일 신나게 놀고 돌아온 날 저녁, 

뜬금없이 친언니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언니타령을 했다.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사촌언니들 잔뜩 있는데 뭘 그러냐고 타박을 하면서 

혹시 초롱이네 세 자매가 연합을 하여 서럽게 했나 은근히 의심을 하였더니 

친언니가 있으면 친언니 장난감이 많이 있고, 그래서 인형도 많고 얼마나 좋겠느냔다. 

알고보니 바라는 것은 친언니가 아니라 친언니의 장난감이었던 거다. 

그리고 " 그건 우리 언니 것이니까 함부로 손대지 마!" 라는 멘트를 

초롱이에게도 통쾌하게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도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어쨌든 바비인형 화장대를 자기도 갖고 싶다는 것이 처음부터 차마 대놓고 말하지 못했던  결론이다. 

언니한테 직접 물어보았더라면 허락해주었을텐데 그랬느냐고 했더니 

그럴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본격적으로 떼를 쓰기 시작했다. 

한 가지, 두 가지도 아니고 남이 가졌다고, 갖고 싶다고 다 가질 수는 없는 거니까 

다음에 놀러가서 언니 허락받고 가지고 놀라고 단칼에 잘랐다.

정해진 수순에 따라 훌쩍훌쩍에서 시작해서 어엉엉으로 발전하니 2층에서 아빠가 불렀다. 

아니나 다를까 인형 화장대도 주문하기로 했다.  

게다가 초롱이는 아끼느라고 모셔두고 쳐다보기만 하는 만들기 책도 

마음껏 오리고 접고 만들고 싶어서 똑같은 걸로 주문했다. 

 

 

 

   (바로 요것 되시겠다.)  

 

아! 올봄에 이 뜻하지 않은 주문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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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2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12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12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녁을 먹다가 뜬금없이 뒤에 앉은 엄마를 돌아보며  

"아무리 혼날 일이라도 솔직하게 말할께요!" 

이건 뭐 <그래, 결심했어>하는 분위기로 비장한 표정이다. 

" 오늘 초롱이네 집에 가는 길에 향원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어요!"  

 

일요일 어린이 법회가 끝나고 유치원,1학년,2학년 아이들 6명이 초롱이네 놀러가는 길에 

몇몇 아이들이 가진 돈을 모아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는 것이다. 

미니 말로는 1학년 서연이와 2학년 수연이가 모아서 셈을 치렀다고 하고 

2400원인데 돈이 모자라서 아줌마가 20원을 깎아주었단다.  

그래서 4000원을 냈다나? 

(이거 원 무슨 말인지...  

나중에 혼자 생각하니 요즘 아이스크림이 적어도 700원은 하는 것 같고 

6개에 4200원인데 200원 모자라는 것을 깎아주신 듯 하다.  

어쩐지 20원이라는 것도 이상했다.ㅎㅎ) 

 

자기는 나무 언니가 맛있는 걸로 골라주는 걸 먹었는데 

" 돼지바 저~엉말 맛있어요!" 

였고 생전 처음으로 친구들끼리 군것질을 한 것이 무척 흥분되는 모양이었다. 

결론은 혼이 나더라도 맛있는 것을 사 먹은 일을 자랑하고 싶었던 거다. 

정말 미니답다. ㅋㅋ

 

엄마는 그래서 결국 아이스크림을 사 준 친구가 누구며 고맙다는 말이라도 했느냐고 물었지만 

그런건 전혀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이럴 때 너도 다음엔 친구들에게 아이스크림 하나 사 주어라 하면서 용돈을 주어야 하는 것인지 

계속 얻어 먹고 다니게 그냥 놔 두는 것이 좋은지 고민이다. 

용돈을 주게 되면 군것질이 버릇이 되고, 돈의 가치를 알아서(?) 욕심을 내게 될까 걱정스럽고 

앞으로 늘 어울려 다니게 될 친구들인데 마냥 받기만 해도 안 될 것 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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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6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3-27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나도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졌어요.
귀여운 미니~~ 정말 솔직하네요.^^

>>sunny 2009-03-28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ㅋㅋㅋ
그냥 친구들을 사주라고 돈을 주시면 어떨까요?
벌써 용돈은...ㅋㅋ
 

의자에 앉아서 무릎 아래를 고무망치 같은 것으로 살짝 때리면 다리가 올라간다는 걸 읽고 

자기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했지만  

적당한 높이의 의자도 없고 망치도 없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가끔 문득 생각이 나는지 다시 얘기를 꺼내곤 하더니 어젯밤 저녁을 먹는데 하는 말, 

 

- 엄마, 무릎을 때리면 왜 다리가 올라가는지 그 까닭을 드디어 알았어요! 

  귓속말로 얘기해 드릴께요. 

- 그건 너무 아파서 그런거예요. 

밥을 함께 먹던 네 사람은 모두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ㅋㅋ 

그런데 혹시 이 실험이 무조건 반사이던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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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랑주 2009-03-0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아파서!! ㅋㅋㅋㅋㅋㅋㅋ

라임향기 2009-03-1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끔씩 들러서 글을보게되네요...........
님의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1박2일 머무른 손님들이 점심을 먹고 떠나고 

미니아빠는 조카랑 모암에 작업할 일이 있다고 집을 나섰다. 

군불 좀 넣어주고 나가라고 부탁했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쌓여있는 설겆이 거리를 보니 더 부아가 나서 계속 궁시렁거렸더니 

간식 달라고 아우성을 친 끝에  

바닥에 앉아 태민이랑 팬케익 반죽을 휘젓고 있던 미니가 쫑알쫑알 한다. 

아빠는 바깥에서 일을 하시니 힘들고 엄마는 그래도 쉬운 집안일이니 참으라는 얘기다. 

아빠 일만 일이냐 집안일도 중요하고 힘들다 어쩌구 저쩌구 공연히 미니한테 언성을 높였더니 

" 축구선수나 야구선수가 경기장에서 열심히 달리기를 하고 그러려면 힘들잖아? 

그렇지만 사람들이 응원해주면 좀 기운이 나겠지?" 

- 그래서? 

" 엄마는 집에서 우리가 응원해주니까 기운을 내서 더 쉽게 일할 수 있지 않겠어?" 

그러더니 연기랑 싸우며 아궁이에 불 때고 있노라니 유리창 안에서 한 마디 더 한다. 

" 엄마, 밖에서 불 땔 때는 우리가 바로 옆에 없으니까 힘들지?"  

가족을 그릴 때 자기를 제일 크게 그리고  

엄마랑 아빠는 왜 이렇게 작게 그렸느냐고 하면 멀리 있어서 그렇다고 둘러댈 때  알아봤지만  

대단한 자신감? 자존감? 자만심? 이다.

 

미니야, 한창 바쁠 때 간식타령하며 아우성 치지 말고 

읽은 책이랑, 벗은 옷 예쁘게 개어서 제자리에 갖다놓는 응원 좀 해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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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9-02-10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오늘도 미니 때문에 막 웃음이 나오네요.
저도 처음 알았어요.
집안일이 쉬운 이유!
정말 대박입니다.

2009-02-10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늘 직접 장도 담고 김장도 해보고 싶어하다가 

작년에 반가음식 가르쳐주시는 윤교수님 레시피를 응용해서 아빠가 직접 간장도 담고 김장도 담았다. 

봄에 멸치젓도 미리 담가 놓고 가을부터 그 가뭄에 지극 정성으로 아침저녁 물 주고 

농약 한 번 치지 않고 목초액 탄 물만으로 벌레와 싸우며 기른 배추와 

산 너머 농평마을 아저씨가 기르신 고랭지배추,  

큰 아버지가 기르신 배추로 300포기가 넘게 담았다. 

그래도 배추가 다 들 알이 작아서 시장에서 사온 것과 비교하면150포기 분량이나 되려나 모르겠지만.. 

아뭏든 서울에 계신 선생님들께도 맛보시라고 조금 보내고 식구들과 나누었다. 

그러더니 초겨울에는 2박3일 뚝딱거려서 제법 큰 닭장을 지었는데 

성마른 아빠 성격에 중병아리부터 키우기는 어려워서 

아랫마을 토종닭 키우는 집에서 알 낳는 암탉을 사가지고 왔다. 

장닭 한 마리와 여섯 마리의 암탉이 둥지를 튼 첫 날에는 달걀을 두 개 낳았는데 

세 개, 네 개 점점 늘더니 어제는 다섯 개나 낳았다. 

닭이 알을 낳기 시작하면 매일 또는 하루 걸러 하나씩 계속 낳는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는데 

미니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닭장에 알 꺼내러 가는 것이 일이다. 

주인한테 맛있는 것을 많이 얻어 먹더니 보답하려고 알을 많이 낳는 모양이라고 하면서 

모이도 주고 물도 열심히 가져다 준다. 

며칠 전에는 승욱이 오빠가 달걀을 한 번 꺼내왔다가 미니가 단단히 삐치는 바람에 

하마터면 닭장에 도로 가져다 놓을 뻔 하기까지 했다. 

암탉과 수탉이 꼬리깃 모양은 어떤지 자세히 살펴보고 그림도 그리고  

꺼내온 달걀은 구워먹고 쪄먹고 삶아먹고  

꿀 넣고 우유넣고 우리밀 밀가루 넣고 둘이서 신나게 휘휘 저어서 팬케잌도 굽는다. 

엄마 바램은 닭들에게 조금은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도 가졌으면 한다는 것! 

하지만 동물이라면 질색을 하는 엄마는 닭장 멀리서 건너다 볼 뿐 

미니가 꺼내온 달걀만 맛있게 먹는 순~얌체이니 무슨 말을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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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상적인 풍경이군요.^^ 부러워라~~
아이들이 이렇게 자라야 하는데... 정말 최고의 환경에섲 자라는 아이들이군요!

2009-01-23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3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