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는 아빠가 채널 돌리시는 대로 봐야 되는거야?"

라는 볼멘소리를 해가면서도 가끔 온 가족이 모여서 텔레비젼을 본다.

며칠 전에는 전설의 고향 재방송을 보는데

천도를 따다 드리면 편찮으신 아버지 병이 나을 것이지만 천도를 따는 사람은 죽게 된다고 했다.

미니 왈, " 아버지 병이 낫는 것도 좋지만 죽기 싫으면 어떻게 해?"

"너는 어떻게 할래?"

" 모르겠어."

라고 딴청을 부리며 복숭아를 따다가 아버지 낫게 해드리겠다는 말은 절대 안 한다.

결국 아가씨를 사랑한 곱추가 천도를 따와 아버지 병을 낫게 해드리고 죽음에 이르니

안타깝게 여긴 선녀가 천도를 하나 더 따서 물에 던져주어 아가씨가 곱추에게 먹인다.

그러자 곱추는 흉한 몰골을 벗어내고 멋진 도련님이 되어 두 사람이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다.

미니는 선녀에게 천도를 따달라고 해서 아버지 병을 낫게 하면 되겠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나서 미니아빠가 에덴의 동쪽으로 채널을 돌리자

" 에덴의 동쪽? 이건 볼만 하더라."

이러더니 금새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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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4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리내어 읽지 않으면 책을 읽지 못하던 미니가

오늘은 마음 속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자랑을 했다.

처음으로 묵독한 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뒷부분 몇 페이지와 하얀마음 백구 1장과 13장이다.

하얀 마음 백구는 만화영화로 방영된 모양이어서 그림이 무척 많지만

1장 12쪽과 13장 14쪽을 차분히 앉아서 읽고는 만족스러워했다.

하루하루 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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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27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흔적 남겨요~ 미니의 자랑스런 '묵독'에 칭찬합니다.^^
날마다 믿는 만큼 크는 아이들이죠. 책읽는 미니가 예뻐요~

솔랑주 2008-09-28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 표지 그림이 너무 예뻐요!! 월트 디즈니의 앨리스랑은 또 다른 느낌이에요..

이번 겨울에 수민이가 묵독하는 모습을 꼭 봤으면 좋겠어여 ^^

2008-09-28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29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엄마, 아무래도 우리 집에 어린이 연구소를 만들어야 될 것 같아."

- 무슨 연구를 하려고?

" 분홍색과 오렌지색을 섞으면 무슨 색이 되는지 알아보려고, ㅎㅎ.

  그런데 뭘로 연구소를 만들지?"

얼마 전에 커다란 우체국 택배 상자 속에 들어가서 간식도 먹고 책도 읽고

아지트처럼 썼던 기억을 떠올리는 모양이었다.

그 속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한 술 더 떠서 밥도 먹겠다는 것을 야단쳐서 겨우 말렸다.

상자가 좀 크긴 했지만 그 속에 들어가서 뚜껑을 닫으면 아주 감쪽같았다.

많이 컸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때도 많은데 또 이럴 때 보면 아직 한참 작다.

" 아뭏든 과학이 끝날 때까지 그 속에서 있을거야."

- 실험이 끝날 때까지?

" 응, 실험이 다 끝나면 방에 들어가서 자고..."

요즘 상자 속에 들어가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 더운 여름 날에도 들어갈만한 상자가 없는지 늘 두리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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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6-25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니야, 이젠 실험 다 끝났니?
어린이 연구소라는, 그 어려운 말은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네요.
아이들은 다 상자를 좋아하나 봐요.
그 무렵 우리 아이들도 상자로 집을 지어놓고 들어가 살았는 걸요.
상자벽에 그림도 그리고 문도 달고...
물론 밥도 먹은 적이 있죠.
다 컸다 싶은 요즘도 우리 아들은 상자만 보면 쪼물락거리면서 오리고 붙이고 그런답니다.

솔랑주 2008-06-26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엄마가 아주 큰 상자로 집을 만들고 포장지로 꾸며서 빛나 방 베란다에 넣어 주셨던
기억이 나요. 거기서 자고 밥도 먹다가 결국 지쳐서 나왔는데,,
어린이들은 다들 그런가..ㅋㅋ

2008-06-26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sh2886 2008-06-29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하긴 상자에 들어가 노는것두 재밌지ㅋ^0^
 

서울나들이 이후 잠자리에 누워서 엄마의 가족사를 꼬치꼬치 캐물은 다음 날 아침

"엄마, 엄마는 서울에 가서 언니를 만나니까 좋았어?"

"그래, 좋았다."

"나도 은수언니랑 시영이언니는 마음 속으로 만나고

아라언니랑 해빛나언니는 진짜로 만나서 좋았어.

다음에도 시간있으면 서울에 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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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6-1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주 시간 내서 서울 다녀오세요.

2008-06-20 0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20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20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24 0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큰이모가 욕조에 물을 받아주셔서 두 아이가 신나게 놀던 날,

갈아입힐 속옷을 챙겨 뒤늦게 욕실에 들어간 엄마에게 미니가 하는 말,

" 엄마, 여기에 기대었더니 스르륵 미끄러져서 물에 빠졌어.

  하마터면 죽을 뻔 했지 뭐야!

  그랬더라면 내가 인생을 살아가지 못해서 얼마나 슬펐겠어?!"

 

인생을 살아가지 못하는 것이 슬프다면 살아가는 일이 좋다는 얘기니까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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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2008-06-12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벌써 인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봤군아ㅋㅋㅋ

솔랑주 2008-06-15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가 죽을 고비(??)를 넘겨 너무 기쁘구나(??) ㅋㅋㅋ♡